에이스토리·쿠팡, 'SNL코리아' 두고 70억 소송전
"前 본부장과 담합해 제작 인력 빼돌려" VS "출연료 상습 연체, 노예계약 강요"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쿠팡플레이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이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코리아'를 두고 다투고 있다. 에이스토리는 안상휘 전 본부장과 쿠팡 자회사가 'SNL코리아' 제작 인력을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상대로 총 70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5일 에이스토리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쿠팡 자회사인 CP엔터테인먼트와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인 안상휘 씨 등의 영업방해에 대해 7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CP엔터테인먼트는 쿠팡이 지난해 7월 자본금 8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현재 방송인 신동엽 등이 소속돼있다.


에이스토리와 쿠팡의 갈등 쟁점은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코리아 리부트'에 있다. 에이스토리는 쿠팡과 안 본부장이 담합해 이 프로그램 핵심 제작 인력 등을 빼돌렸다고 주장한다. 에이스토리는 "안 씨는 에이스토리에 사직을 통보하고 제작2본부 소속 전원에게 집단이직을 종용했다"며 "안 씨와 쿠팡 자회사가 뒤로 손을 잡고 SNL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SNL코리아' 시리즈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의 한국 버전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국내 케이블TV 'tvN'이 'SNL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제작·방영했고, 2021년부터는 '에이스토리'가 라이선스를 확보해 이 프로그램을 'SNL코리아 리부트'라는 이름으로 부활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에서 방영되고 있다.


안 본부장은 tvN에서 SNL코리아 시리즈를 제작한 인물이다. 에이스토리는 리부트를 만들기 위해 안 씨를 영입해 제작2본부장으로 채용했다. 안 본부장은 에이스토리에서 리부트 시즌4까지 제작했고, 시즌5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CP엔터테인먼트로 이직했다.


에이스토리는 "SNL코리아 리부트가 편성되기도 전에 수십억원을 선투자 했다"며 "제작2본부 정직원 12명에 외부인력까지 영입했고 외부 편집실 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플레이는 오는 2월에 'SNL코리아' 새 시즌을 선보인다고 하는데 이는 에이스토리가 수년 간 거액을 들여 구축한 인력과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 본부장 등은 에이스토리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에이스토리는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 왔다"며 "회사에 수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계약기간 만료 후 SNL코리아 제작에 집중하기 위해 이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을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에이스토리는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스토리는 안 본부장이 주장한 '노예계약'에 대해 재차 반박하고 있다. 회사는 "창사 이래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출연료를 연체한 사실이 없다"며 "노예계약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며, 사건의 본질은 쿠팡과 안 씨가 SNL제작팀을 빼돌린 배신행위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명백한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며 쿠팡 측도 여기에 적극 가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본부장은 "본인과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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