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논란
스테이지파이브, '카카오 통신' 되나
①계열 분리 진행에도 '카카오 밀어주기' 논란 여전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7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테이지엑스가 각종 수수료와 유통구조를 간소화해 고객 맞춤형 통신서비스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은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7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8GHz 통신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스테이지엑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카카오와의 계열 분리에 나섰지만 여전히 정부의 '카카오 밀어주기' 논란이 나오고 있다. 막강한 힘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가 이동통신 사업을 가져가는 '문어발식 확장'과 매끄럽지 않은 계열 분리 절차로 인해 '카카오통신'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특히 카카오 측이 제4이동통신 신규사업자 모집 마감일 하루 전날 다급히 스테이지파이브에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계열 분리 신청도 뒤늦게 하면서 시장의 신뢰도도 떨어졌다는 평가다. 계열 분리가 이뤄지더라도 향후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카카오 몰아주기'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달 28일 '최대주주 등의 주식보유 변동' 공시를 내고 카카오 측과의 계열 분리 작업에 들어갔다. 최대주주의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기존에 스테이지파이브의 33.66%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9.11%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대신 굿플랜핀다이렉트조합이 19.20%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카카오의 계열 분리가 이뤄졌고, 제4이동통신 사업자 신청은 카카오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아직 공정위에서 계열분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완벽한 분리는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스테이지파이브가 5G 28㎓ 이동통신 사업자 접수 전날 다급히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주식을 처분하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잔금 지급은 뒤로 미룬 것도 논란이다. 오래전부터 계열 분리 절차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카카오 통신' 논란이 커지자 보여주기식 계약 체결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절차상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질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제대로 된 동의가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측은 절차대로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투자자들이 뒤늦게 반발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의 동의가 없이 진행됐다면 계약서에 따라 투자 자금의 2~3배 되는 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면서 "접수 하루 전날 주식 처분 계약이 이뤄지고, 잔금도 늦어진 상황에서 공정위 신청도 뒤늦게 이뤄져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절차가 진행됐는지 의혹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공정위의 '계열 제외 심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공정위는 계열 제외 심사 과정에 지분율 요건과 지배력 요건 등을 살펴보고 해소 여부를 결정한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주식매각계약 잔금을 치르고 지분율 변경을 공시한 터라 일부 조건은 충족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과거 매출 의존도와 독립경영 관련 실질 요건을 따져봐야 한다. 자칫 계열 분리를 승인해줄 명분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향후 공정위 계열 제외 심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심사를 통과하지 않으면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 계열회사로 남게 된다. 또 계열 분리가 되더라도 여전히 카카오와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에게 이통사업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카카오는 최근 문어발식 확장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위법 논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달 10일 기준 137개로 2년 수준으로 정리됐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제4이동통신에 스테이지파이브가 뛰어들면서 카카오가 알뜰폰 자회사를 통해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초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투자를 하면서 '중국 자본'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차이나 리스크' 우려도 나왔다. 중국 텐센트가 카카오 설립 초기인 지난 2012년 자회사를 통해 카카오 발행 전환우선주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범수 의장은 사업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텐센트로부터 7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때 텐센트가 카카오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것이 '중국 자본'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이후 카카오가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텐센트 지분은 낮아졌고 당시 국내 주주가 70%를 넘겼다면서 중국 자본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 기관 사업인 통신사업에 중국 자본이 들어간 카카오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부분이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등기이사도 지배력 요건으로 보기 때문에 등기소에 서류를 제출한 상태"라며 "조만간 공정위 결과가 나올 것이고 계열 분리를 통해 책임 경영 환경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스테이지파이브가 계열 분리를 마무리하지 않았음에도 스테이지엑스에 제4이통사 자격을 부여해 '카카오 밀어주기'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업계 과점 체제를 타파한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 것은 아니냐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매매계약만이 이뤄진 시점에서 스테이지파이브에 이통사 자격을 부여한 상태라 결국 카카오에 사업권을 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며 "과기부가 제4 통신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계열 분리 진행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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