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도전 대웅제약, ‘나보타’로 美 주름잡을까
경쟁사 ‘앨러간’ 고객 확보 관건…가격 경쟁력 통한 공격적 프로모션 계획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경쟁제품을 따돌리며 국내 제품으로는 최초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속칭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딜사이트 정재로 기자] 보툴리눔 톡신은 전 세계 약 4조2000억 원(대달 리서치/ 블룸버그 보고서 등, 2016년), 미국 약 2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 초대형품목으로 대웅제약에게는 나보타의 미국시장 성공적 안착 여부가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보톨리눔 톡신 시장 역시 연 1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FDA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 출시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현재 FDA로부터 승인받은 보톨리눔 톡신 제제는 △앨러간(보톡스) △입센·갈더마(디스포트) △머츠(제오민) 뿐이어서 미국과 유럽 대부분의 시장을 이 세 제품이 과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 75% 점유한 앨러간의 확고한 영업망, 뚫을 수 있을까


나보타의 미국 진출이 바로 대웅제약의 매출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나보타의 미국 흥행질주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관문이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우선, 보톨리눔 톡신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앨러간의 ‘보톡스’와의 경쟁력을 얼마나 갖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세계적인 보툴리눔톡신 제조·판매 다국적 제약사인 앨러간의 시장점유율은 75%에 이를 정도로 확고한 조직망을 내세워 보톡스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와 오리지널 선호도가 높은 미국에서 신규시장을 확장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대웅제약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한편, 글로벌 유통을 담당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인적 네트워크 파워를 기대하고 있다.


보톨리눔 톡신 제품의 경우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제품가격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보톡스의 치료 시장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앨러간의 보톡스 치료제 비중(2017)은 미용 44% 보다 높은 56%로 안면미용 시장 방어를 위해 앨러간이 가격을 낮출 경우 치료제 보험 급여도 낮아지기 때문에 섣불리 낮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웅제약은 유연한 가격 정책과 함께 에볼루스의 영업망을 활용해 올해부터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측은 “에볼루스는의 모회사 알페온(Alphaeon)은 200명 이상의 미국미용성형학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미국 미용성형 분야에서 강력한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가격경쟁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고객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미국 톡신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쟁제품 연이어 출시, 적응증 확대도 과제


대웅제약 나보타의 경쟁제품 출시가 내년부터 줄줄이 예고되어 있어 그 전에 시장을 얼마나 빨리 선점하며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을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히는 메디톡스의 이노톡스는 미국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휴젤의 보툴렉스도 최근 미국 임상 3상(Bless 1,2)을 종료하고 추가 3상(Bless 3)을 진행할 예정으로 임상종료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두 품목의 미국 출시는 2022년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메디톡스의 이노톡스의 경우 분말형태인 기존 제품과 달리 액상제제는 사용이 편하고 농도 조절에 실패할 위험이 적다는 장점으로 일찍부터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13년 세계적인 보툴리눔톡신 제조·판매 제약사인 앨러간이 이노톡스를 총 4,000여억 원(계약금·마일스톤비 포함)에 사들인 바 있어 FDA승인 시 이노톡스의 경쟁력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빠른 효과와 긴 지속력의 강점을 보이는 레반스사의 RT002도 2020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영업력 확대 외에도 나보타의 매출 확장을 위해서는 미용 영역은 물론, 치료영역까지 적응증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FDA는 나보타의 판매 허가를 미간주름 적응증에 한해 승인했다. 보톡스가 보유하고 있는 적응증은 눈가·미간 주름을 비롯해 눈꺼풀경련, 사시, 만성두통, 방광기능장애 등 총 17가지로 보톡스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적응증 확대가 필수다.


◆ 끝나지 않은 전쟁, 균주 도용 공방전 여전


대웅제약메디톡스 간의 보톡스 균주 출처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관건이다. 메디톡스가 지난 2016년 대웅제약의 나보타 보툴리눔 균주 핵심부분이 메디톡신의 균주와 100% 일치한 점을 들어 기술도용 소송을 제기, 현재까지 법정다툼이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메디톡스는 나보타 FDA 승인을 앞둔 지난 31일 앨러간과 메디톡스 전 직원이 기술문서를 절취하여 대웅제약에 제공하였다는 내용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ICT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되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는 기관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앨러간과 메디톡스 측이 나보타의 FDA 허가를 예상하여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전형적인 시장진입 방어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나보타의 미국시장 사업화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송의 결과에 따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전과 ITC 제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나보타의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 골드만삭스, 미용시장 점유율 25%까지 성장할 것


여러 관문이 남아 있지만 대웅제약은 미국 시장진출 성공여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보툴리눔톡신 미용시장에서 나보타가 출시 4년 후 약 25%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웅제약 측에 따르면 작년 9월 톡신 관련 미국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 나보타가 보톡스 대비 30~40%의 가격경쟁력 갖출 경우 의사의 60~70%가 나보타를 사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결과 값이 도출된 바 있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 측은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이 시판된 지 약 30년 동안 보톡스와 동일한 900KDa 분자구조 가진 제품은 나보타 외에는 없다는 점도 또 다른 경쟁력임을 강조한다. 의사들이 보톡스 제품변경을 꺼렸던 이유 중 하나가 증상에 따른 개인 의료진만의 사용용량 노하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보타는 특별한 교육과 처방변화 없이 기존 보톡스를 쓰던 용법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은 대조약인 보톡스 대비 비열위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FDA 승인을 통해 나보타의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진출을 확신한다며 대웅제약이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나보타는 미국을 포함하여 캐나다, 유럽, 호주,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약 80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총 16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또한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심사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올 상반기 내 판매승인 여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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