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IPO 명암
포문 연 ‘DSC·TS인베’, 성과는
② 상장 촉매 역할…자금동원력 기반 몸집 2배 키워

[편집자주] 벤처캐피탈이 국내 증시에 입성한지 30년째를 맞고 있다. 벤처캐피탈은 다양한 정책 지원속에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속에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까지 겹치며 ‘벤처캐피탈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각 하우스별 운용성과와 펀드 운용 자산규모(AUM), 특화된 운용전략, 핵심 투자인력 등을 중심으로 각 벤처캐피탈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류석 기자] 2016년 국내 벤처캐피탈들의 상장 열풍을 점화시켰던 DSC인베스트먼트(이하 DSC)와 티에스인베스트먼트(이하 TS)가 다음달이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약 2년째를 맞이한다. 상장 당시의 업계 우려와는 달리 두 회사는 상장을 발판 삼아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우며 중·대형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상장 당시 자본 확충을 통해 대규모 펀드 결성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DSC와 TS를 따라 상장을 시도하는 벤처캐피탈의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상장 계획을 밝힌 벤처캐피탈만 약 10곳에 이른다. 그만큼 두 회사의 상장 후 행보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DSC와 TS가 상장한 2016년에는 벤처캐피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던 시기다. 이 때문에 공모 과정에서 희망 공모 밴드 하단을 밑도는 수준의 공모가를 확정, 두 회사 모두 조달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DSC는 조달 목표 금액보다 31% 줄어든 74억 2700만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TS도 9% 줄어든 74억 1000만원을 공모자금으로 조달했다.



◇2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운용자산


DSC와 TS는 공모자금의 상당 부분을 펀드 출자금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DSC는 90억원을, TS는 52억원을 펀드 출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었다. 실제 두 회사는 당시 밝힌 금액 이상을 펀드 출자금으로 사용했다.


DSC와 TS는 상장을 완료하고 약 2년 만에 운용자산 규모를 2배로 늘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의 수혜도 있었겠지만 조달한 공모자금을 활용해 이전 보다 더욱 큰 규모의 펀드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DSC는 상장 이후 총 3개의 벤처조합을 결성했다. 운용자산 규모는 상장 전 1500억원에서 현재 3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 연내 1000억원 규모 벤처조합 결성을 앞두고 있어 올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결성하는 개별 펀드들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운용자산을 대폭 키웠다. DSC는 상장 이전에는 약 200억원에서 3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주를 이뤘지만 상장 이후에는 펀드 규모가 400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TS도 상장 이후 운용자산 규모가 2배로 성장했다. 상장 직전 2100억원 수준에서 현재 5109억원으로 증가했다. TS 역시 1000억원 규모 펀드 결성을 앞두고 있어 연내 6000억원의 운용자산 달성이 유력하다. TS는 상장 이후 ‘티에스 우리-충남 11호 턴어라운드 투자조합(780억원)’ 등 3개의 벤처조합과 ‘아이비케이티에스 엑시트 사모투자조합(510억원)’ 등 2개의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했다. 전체 펀딩 금액은 약 37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막강해진 자금동원력 ‘민간자금 유입 확대’


DSC와 TS는 상장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기도 했다. DSC는 상장 이듬해인 2017년 12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CB를 발행해 185억원을 조달했다. TS도 지난해 6월 국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12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었다.


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 상당 부분을 조합 출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CB 발행으로 조달한 민간 자금을 벤처투자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벤처조합 내 정부 출자 자금 비중을 줄이고 민간 자금 유입을 확대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DSC의 행보는 더욱 두드러진다. 상장 이후 투자 영역 확대, 신사업 추진 등에 적극적이다. DSC는 지난해 4월 기업가치 10억원 내외의 극초기기업을 투자·육성하는 자회사 ‘슈미트’를 설립했다. 현재 자본금 규모는 약 7억원 규모다. DSC가 지분율 71.1%를 보유하고 있다. 또 최근 슈미트는 35억원의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극초기기업 투자에 나섰다.


DSC는 현대자동차에서 오랜 기간 기술 연구 및 투자 업무를 담당했던 유능한 인력들을 영입하고 스타트업 액설레리이팅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등 슈미트에 많은 공을 들였다. 향후 DSC는 슈미트를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몇몇 벤처캐피탈은 슈미트를 모델로 삼은 액셀러레이터 설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 실적 쑥쑥…DSC ‘역주행’


실적 측면에서 큰 증가폭을 달성한 곳은 TS다. TS는 2016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적극적인 펀드 결성과 더불어 활발한 투자금 회수 활동을 진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DSC는 매출 규모는 조금 늘었지만 이익 규모는 대폭 감소했다. 자회사 설립, 사옥 이전 등으로 일시적인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TS는 매출액 63억 9000만원, 영업이익 33억 3900만원, 반기순이익 26억 1500만원을 기록했다. 2016년 반기 대비 매출액은 174%, 영업이익은 221%, 반기순이익은 225% 증가한 수치다. 펀드 운용 성과에 해당하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가 2016년 대비 2배 이상 대폭 늘어나면서 실적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DSC는 매출액을 제외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DSC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39억 5200만원, 영업이익 3억 9000만원, 반기순이익 1억 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반기 대비 매출액은 7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각각 64%, 83% 감소했다.


이자비용, 파생상품평가손실, 단기매매증권평가손실 등이 2016년 반기 대비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또 같은기간 인건비와 관리비가 대폭 증가하면서 이익 규모를 줄였다. 다만 DSC는 올해 하반기 신규 펀드 결성, ABL바이오, 네오펙트 등 주요 포트폴리오 투자금 회수 등이 기대되고 있어 연말 기준 실적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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