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쫓는 벤처캐피탈이 '스키대회' 후원한 까닭
메타인베스트 김준민 대표…"삐끗하면 쓰러지는 스키와 벤처투자 생태계 비슷"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LP(유한책임조합원) 지분 세컨더리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 메타인베스트먼트가 국내 스키 대회 후원사로 나섰다. 투자 수익을 좇는 벤처캐피탈이 스키 대회 개최 비용을 쾌척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4~15일 이틀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제10회 전국 주니어 스키기술선수권대회' 후원사로 참여했다. 오는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메타배 제37회 전국 스키기술선수권대회'에는 메인 스폰서로 나선다.


국내에서 벤처캐피탈이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에 돈 보따리를 푸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심사에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생활과 밀접한 곳에도 ESG 관점을 투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첫 사회공헌 활동으로 스키 대회 후원을 선택했다. 스폰서 도움 없이는 대회 개최조차 어려운 비인기 종목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유망하지만 아직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스타트업에 성장의 마중물을 붓는 벤처투자 생태계와도 비슷한 맥락이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ESG 투자 행보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ESG 투자 프로세스 강화에 착수했다. 소셜임팩트 전문 벤처캐피탈인 엠와이소셜컴퍼니와 손잡고 'ESG 투자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ESG 전문 컨설팅 기관으로부터 자문까지 받으며, 투자 의사결정에 ESG 가치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핵심 인력도 충원했다. ESG 관련 사업 모델에 전문성을 갖춘 이하은 심사역을 영입했다. 이 심사역은 영국 맨체스터대학 경영학과 졸업 후 에임인베스트먼트에 몸담았다. 이곳에서 ESG 사업 모델과 관련한 리서치 활동과 투자 심사 경험을 쌓았다. 소셜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선구안과 ESG 투자전략 기획에 강점을 지닌 인물로 꼽힌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스키 대회 후원을 시작으로 ESG와 사회공헌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SG 가치를 내재한 투자 기업들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사회공원 차원에선 스키 대회 후원을 지속한다. 향후에는 스키 기술선수권대회뿐만 아니라 학생 종별 스키선수권대회도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생활 스포츠로서 스키는 매우 매력적인 종목이다. 주변에서 어린 아이와 청년들이 스키를 타면서 굉장히 밝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며 "비인기 종목인 탓에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스키계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메타인베스트먼트의 이번 스키 대회 후원이 벤처캐피탈 업계의 선도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록되면 좋겠다"며 "투자 영역에만 ESG를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영역까지도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강봉수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사무국장은 "스키는 대표적인 겨울 계절 스포츠로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를 하고 있지만, 스폰서의 후원 없이는 대회를 개최하기도 어렵고 스키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며 "비인기 종목에 선뜻 손을 내밀어준 메타인베스트먼트처럼 후원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고마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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