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혁명' 비콘 시대 준비하는 바른전자


바른전자의 비콘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를 탈 때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면, 계산대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된다면, 선생님이 출석 확인을 하지 않아도 출결 상황이 자동으로 기록된다면….


[김진욱 기자] '비콘(Beacon)'이 우리 생활에 가져올 변화상이다. 비콘은 근거리 무선통신 단말기로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정보를 송수신하는 장치다. 비콘 단말기는 블루투스(Bluetooth) 기술을 활용하며 최대 50m까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NFC(Near Field Communication)가 현대인의 삶을 바꿀 근거리 통신기술의 대표주자로 꼽혔지만, 통신가능거리가 10cm 이내로 너무 짧아 널리 쓰이지 못했다. 현재는 교통카드와 결제 등 일부 분야에서만 쓰이고 있다. 블루투스 기반 비콘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저전력 블루투스가 개발된 이후부터다. NFC 보다 통신 가능거리가 길고 배터리 소모도 적어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비콘의 확산에는 바른전자가 보유한 블루투스 기술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이 회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과거 통신 기능을 갖춘 반도체를 납품하며 관련 기술을 축적해온 바른전자는 교통카드에 쓰이는 NFC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고주파와 블루투스의 장점을 결합해 정보도달거리와 정확성을 높이고, 대용량 데이터 수신이 원활한 비콘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바른전자는 국내 비콘 시장점유율(M/S)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른전자의 비콘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YAP(얍)'에 납품한다. 얍은 편의점 CU와 서점 반디앤루니스 등 7만여개 가맹점에서 쓰인다. 반경 50m 내 사용자 위치를 탐지해 매장에 들어서면 맞춤형 할인 쿠폰이나 메시지를 전송한다. 제품 정보 제공이나 결제도 가능하다. 바른전자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NFC 등 근거리 무선통신 관련 모듈 기술과 생산 라인을 보유해 최근 무선통신 시장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비콘 기술은 정보통신 업계의 화두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과도 직결돼 있다. 생활 속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뜻하는 사물인터넷은 근거리 네트워크 기술이 필수적이다. 바른전자가 비콘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세계 IoT 시장은 2020년 1조7000억달러(약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콘이 바른전자의 향후 2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라면, 지난 20년 바른전자를 먹여살린 것은 메모리반도체다. 바른전자는 SD카드, 외부저장장치(USB) 등 내·외장메모리 제품을 생산해 B2C로 판매하고 있다. 원재료에 해당하는 낸드플래시 원판(웨이퍼)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구매한다. 바른전자는 최근 메모리카드 누적생산량 4억개를 돌파했다. 64억GB, 국민 1인 당 128GB씩 사용한 셈이다.


바른전자의 메모리반도체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납품한 제품을 포함해 지난해 1분기 기준 세계 시장 점율율 13%를 기록했다. 바른전자가 자랑하는 안정성 덕분이다. 메모리의 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적층 기술'이 중요한데, 바른전자는 8층 적층 제품 수율도가 95%에 이른다. 전체 수율은 99.5%.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올해 1월에는 세계 최대 용량인 512GB의 SD카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바른전자 김태섭 회장
바른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와 근거리 무선통신 단말기 비콘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바른전자 관계자는 "바른전자는 캐시카우인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의 변화를 예측해 무선통신 기술 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해 왔다"면서 "바른전자의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해 아직 초기인 전세계 IoT 산업을 선점하고, 최전방에서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바른전자는 1998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출신 전문 개발인력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바른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모듈부문에서 27건의 특허를 보유해 지난해 특허청으로부터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매출의 45%가량이 미국과 유럽에서 나온다. 해외와 국내 매출 비중은 6대 4다. 지난해 매출액은 2164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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