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이유있는 베트남 하이퐁 1조3천억원 투자
해외법인 중 최대규모...아이폰15 흥행 대비 공급물량 확보·낮은 인건비 등이 증설 배경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4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출처=LG이노텍)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LG이노텍이 베트남 카메라모듈 공장 증설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국내에서는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고 해외에서는 대규모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등 효율적인 사업 전략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26일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증설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생산법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 기간은 오는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다. 신규 공장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024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LG이노텍의 투자에 발맞춰 하이퐁시는 전력 확대를 위한 변전소 추가 설치,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


LG이노텍이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나선 이유는 다양하다. 베트남 법인은 해외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높다. 또한 부품 공급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LG이노텍의 베트남 하이퐁 법인은 재무적·사업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다. 지난해 4조3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며 총이익은 1714억원에 달하는 등 실적이 개선이 눈길을 끈다. 하이퐁 법인 자산은 LG이노텍 전체 해외 법인 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그만큼 재무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규모 역시 LG이노텍 해외법인 중 최대 규모다. 현재 약 3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베트남 공장의 카메라모듈 생산능력(CAPA)이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급형 스마트폰 카메라 생산 역량은 증가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구미와 파주 등 국내 생산라인에서 고부가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보고서를 통해 LG이노텍의 베트남 생산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생산법인은 현재 광학 솔루션 매출 기준 약 30%를 담당하고 있으나 이번 증설을 토대로 2027년까지 약 60%까지 베트남 생산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품군 측면에서도 현재까지 베트남에서 주로 구모델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었으나 향후 단계적으로 다른 제품군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도 공장 증설 배경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이번 증설의 가장 큰 배경은 인건비 절감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라며 "베트남 인건비는 국내 대비 약 20% 수준으로 월등하게 저렴하며, 중국과 비교해서도 약 33% 이상 노무비가 절감돼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향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출시될 아이폰15의 흥행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도 공장 증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이다. 회사의 매출 실적이 아이폰의 실적에 따라 꾸준하게 성장하는 호실적을 시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6~7월 아이폰15 시리즈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폰14 시리즈 대비 10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이 아이폰15 판매 호조에 대비해 패널 물량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 15 프로 맥스에 탑재될 폴드 줌 카메라 모듈을 단독 공급하는 등 아이폰 프리미엄 제품군의 카메라 모듈을 대부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에 대한 매출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거액 매출처 상실에 의한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LG이노텍이 아이폰15로 인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해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LG이노텍이 베트남에 집중하고 있고 다른 해외 법인들의 실적은 좋지 않아 베트남과 같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기준 LG이노텍의 종속법인은 총 10개이며 이 중 9개가 해외법인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폴란드, 멕시코, 미국 등 전세계 각국에 분포돼 있다. 이 중에서 멕시코법인은 2013년 설립 이후 연속 9년 연속적자를 기록 중이다. 폴란드법인 역시 지난해에는 흑자전환했으나 2018~2021년 적자규모가 확대되며 4년 간 누적적자 406억원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러 해외법인들의 총포괄수익은 수억원~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하거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베트남 투자 집행 소식을 알리며 "국내외 공급망을 탄탄히 다지며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로 LG이노텍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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