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관리종목 지정 유예' 종료 앞두고 유증 총력
나노사업부 손상차손 인식에 재무구조 악화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06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레몬이 특례상장에 따른 관리종목 미지정 혜택 종료를 앞두고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마스크와 필터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새로운 주력제품 원재료 비용을 조달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레몬은 500만주 규모 주주 공모 후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집 자금은 예정발행가액 3930원 기준 약 196억원 규모다. 발행가액은 기준 주가 대비 25%의 할인율을 적용했으며 확정 예정일은 오는 10월4일이다.


모집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161억원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채무상환자금(31억원), 발행비용(4억원) 용도로 쓸 계획이다. 상장 당시 조달한 286억원은 이미 시설자금으로 모두 사용한 상태다.


레몬은 상장 첫해 매출액 801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 매출액은 각각 334억원, 397억원을 기록하며 반토막났다. 레몬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30억원, 66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현금도 상장 첫해인 2020년말 138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나노사업부 국내 제품 매출이 2020년 646억원에서 2021년 104억원으로 급감한 탓이다. 나노사업부는 마스크와 필터가 주력 제품이었는데 코로나19 판데믹이 종료되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 나노사업부는 상장 당시 자산 규모 633억원으로 계상됐지만 2021년 395억원, 2022년 89억원의 손상을 인식했다. 이 회사 순자산도 2020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117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부채가 384억원에서 195억원으로 줄었음에도 부채비율은 63.89%에서 135.89%로 급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나노사업부 자산 손상이 반영되며 결손금이 2020년 72억원에서 2022년 756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어난 탓이다.


기술특례 상장사로서 관리종목 예외 혜택 기간이 곧 종료되는 것도 부담이다. 레몬은 2020년 2월 기술특례 상장함에 따라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다만 올해와 내년 연속으로 실적이 악화될 경우 2025년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험이 있다. 규정 상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순손실'이 발생해도 관리 종목에 지정되지 않는 혜택이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레몬은 34억원의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레몬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137억원은 주력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핵심 주력 제품은 아웃도어용 친환경 비불소계 나노섬유 멤브레인이다. 현재 고어텍스의 원료인 과불화 화합물에 대해 지난 2월 EU와 미국 일부 주 등에서 이를 친환경 규제 대상으로 결정한 만큼, 의류 소재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 회사는 친환경 규제로 자사의 친환경 비불소계 나노섬유 멤브레인이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R&D 인건비로는 3년간 1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증의 또 다른 목적은 채무상환이다. 내년 1월 만기인 중소기업은행 대출 60억원을 갚기 위한 것으로, 레몬은 이 대출을 받으면서 회사 토지와 건물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유증에서 모집한 자금 중 31억원을 대출 상환에 쓸 예정이다.  나머지 대출금은 보유 현금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레몬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2021년과 2022년의 유형자산 손상차손 반영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기준 당사의 자본잠식률은 54.52%"라며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자본 확충을 하고, 신규 사업 진출 등으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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