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급성장' 메리츠화재, 사회공헌도 늘려야
기부금 빅5 중 꼴찌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1일 08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Pixabay)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메리츠화재는 최근 10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1100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지난해 말 8600억원까지 불었다. 올해 1분기에는 무려 4000억원대 순이익을 냈다. 이와 같은 메리츠화재의 성장세는 시장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메리츠화재가 업계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전과는 달라졌다. 2010년대 초반, 메리츠화재는 국내 일반손해보험사 11곳 가운데 순이익 기준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급격한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2019년부터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2위인 DB손해보험에 불과 15억원가량 뒤지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일각에선 메리츠화재를 '혁신'의 아이콘이라고도 평가한다. 눈부신 성장의 배경에는 혁신이라고 할 만한 행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사업가형 지점장제, 파격적 수수료 인상, 과감한 수익구조 개편 등을 통해 성장했다. 메리츠화재의 파격 행보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았다. 보험사업의 새로운 길을 연 '선구자'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바라보면 선구자적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쟁자들을 압도한 가파른 이익 성장세에도 메리츠화재의 사회공헌 기부금액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손보업계 빅5(Big5)로 꼽히는 상위사들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사회공헌 기부금액이 가장 적다.


이와 같은 추세는 메리츠화재가 본격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최근 5년 동안 계속됐다. 2018년 2536억원이었던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은 지난해 8612억원으로 무려 24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회공헌 기부금액은 18억원에서 25억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보면 최근 5년 메리츠화재의 기부금액은 삼성화재 기부금의 13%에 불과했다. 삼성화재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평균 166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사회공헌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삼성화재에 이은 2위~4위는 DB손보(65억원), 현대해상(60억원), KB손보(58억원) 순서였다. 메리츠화재의 사회공헌 기부금액은 4등인 KB손보와 비교해도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기부금의 절대적 규모 외에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역시 메리츠화재가 빅5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29%에 불과하다. 삼성화재 1.19%, KB손보 1.04%, DB손보 0.85%, 현대해상 0.69% 등의 비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메리츠화재가 이윤추구에만 몰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엔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메리츠화재가 지닌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보험사라는 상징적 측면에서도 이와 같은 행태는 아쉬움을 남긴다. 최근 몇년 사이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도 거리가 먼 모습이다. 메리츠화재가 재무적 성과 외에 기업의 사회공헌 부문에서도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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