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그룹 자금이동]
회사채·발행어음 전방위 자금조달…유동성비율 올리기
③타 증권사 대비 발행어음 규모 2배…조달금리 경쟁사 대비 높아져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사진=한국투자증권)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올해 토스뱅크 출자금 확보를 비롯해 유동성비율 등을 위해 분주하게 자금조달에 나섰다. 그러나 연초 이후 공모채 발행 과정에서 줄곧 개별민평금리 대비 20bp(1bp=0.01%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가 결정되는 등 시장의 투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했다. 회사채로만 자금을 충당할 수 없어 기업어음(CP), 발행어음 등으로 전방위적인 조달에 나서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AA-)는 지난달 1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서 총 4250억원 규모의 투자수요를 모았다. 당초 모집액 대비 두 배를 웃도는 넉넉한 매수주문이 몰렸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은 전부 가산금리를 요구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개별민평 대비 '언더 금리' 주문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 2년물 900억원, 3년물 600억원으로 나눠 모집했던 한국투자증권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16~20bp 높은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앞서 6월에도 공모채 시장에 나섰지만 이때도 '언더 금리' 주문은 한 건도 없었다. 총 1300억원 규모였던 모집액은 개별민평 대비 14~19bp 높은 금리에서 완판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언더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것은 회사채 시장에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렸던 올해 1월이 마지막이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AA0)도 이달 1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섰지만 만기별로 개별민평 대비 26~29bp 높은 금리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밴드가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였던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밴드 최상단 수준의 금리를 요구한 셈이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AA0)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만기별로 -10bp~+7bp 수준에서 완판시킨 것과 대비됐다. NH투자증권(AA+)은 2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만기별로 -5bp~+1bp 수준에서 채웠다. 


3년 만기 기준으로 볼 때 최종 발행금리도 한국투자증권(5.175%)이 NH투자증권(4.653%), 미래에셋증권(4.675%)보다 50bp가량 높게 결정됐다.



채권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금리가 이어지면서 CP도 조(兆) 단위로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1조9550억원을 CP로 조달, 만기는 모두 내년으로 미뤄뒀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CP 발행 잔액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두 회사의 CP 발행 잔액만 해도 3조원을 웃도는 셈이다. 올해 발행한 공모채(지주 7750억원, 증권 1800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3조383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말 11조232억원에서 6개월 만에 2조원 넘게 확대된 규모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00% 한도까지 발행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 6조5528억원이었던 한국투자증권은 그룹 내 카카오뱅크 지분 매입 이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와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운용의 배당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올 상반기 말 8조1000억원 수준으로 확충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발행어음 조달을 2조원 넘게 늘린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룹 내 특정한 유동성 문제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토스뱅크 출자 이후 지주사의 유증 납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정된 데다 유동성 비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자금조달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의 발행어음 조달 규모는 6조~8조원 남짓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행어음 금리가 현재 4% 안팎인데 올해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라며 "한투가 타 증권사 대비 두 배에 달하는 발행어음 조달을 지속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내부의 유동성이 빠듯하다는 의미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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