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풀무원, 자회사 실적 부진에 여론 악화도 고민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핵심 계열사 풀무원식품의 부진으로 지주사 풀무원이 고전하고 있다. 풀무원은 전날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8억원으로 전년대비 40.6%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주요 원인인 풀무원식품의 해외법인 실적 악화가 여전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턴어라운드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제품 가격인상과 파업 등의 부정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여론마저 악화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지주사 풀무원의 전체 매출 가운데 30~40% 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5억387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풀무원식품은 크게 국내 부문의 식품·물류·기타 사업부문과 해외 8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 북경포미다녹색식품유한공사, 풀무원USA, 풀무원푸즈USA, 몬테레이파스타디벨로프먼트컴퍼니, 아사히식품공업, 아사히물류 등이다. 주목할 부분은 가장 매출 비중이 큰 미국과 일본 법인에서 몇 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법인은 파스타부문의 시장점유율을 이탈리아 업체에게 빼앗기며 2011년 순손실 24억원에서 2014년 173억원으로 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일본 법인은 2014년 태풍으로 콩 공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폭등해 2014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악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은 104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풀무원은 최근 두부와 계란 가격을 각각 평균 6.4%, 3.9% 인상했다. 풀무원 측은 인상 이유에 대해 콩과 일부 식품 첨가물의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 가격 인상이 해외부문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대한양계협회는 “풀무원의 계란값 인상 요인은 없다”며 “특란 기준 한 알 산지시세는 109원으로 생산비인 100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며 “생산자와 소비자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단 증권업계에서는 가격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두부시장의 49%, 브랜드 계란 2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인상이 영업 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류부문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화물지입 차주 파업이 4개월째 이어지며 불매운동의 조짐까지 일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140일째 노동자의 권리와 풀무원의 부도덕한 경영을 혁신하기 위해 투쟁 중”이라며 “전국의 많은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이 연대해 풀무원 불매운동을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파업에 나선 지입차주들은 엑소후레쉬물류와 대원냉동운수가 약속한 수당·운송·휴무·휴게시설 등이 담긴 합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 ‘도색유지 서약서(운송 용역트럭 외부의 풀무원 로고를 훼손하지 않기로 서약)’를 빌미로 노예 계약서를 강요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며 일회성 손실이 지난해 3분기 20억~25억원정도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풀무원측은 홈페이지에 “사태의 진실을 알리며,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죄송하다”며 노조 측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악화되는 여론과 떨어지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해외법인의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이라며 “적자개선을 위해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부실 법인 청산과 추가 M&A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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