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강석훈 회장 "자본적정성 부담, 자본확충 필요"
"정부 지원 여력 넉넉치 않아···하반기 후순위채 발행, 수익성 제고 노력할 것"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DB산업은행 제공)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국전력의 대규모 손실 등으로 산업은행의 자본적정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자본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 동안의 주요 성과와 주요 현안기업, 대내외적 현안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 회장은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로 쌍용차와 대우조선해양 등의 기업구조조정 성과,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13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가동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지난 1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투자협력을 강화한 사례도 강조했다.


강 회장은 당분간 국내경제 성장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지원 역할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지원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분기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금감원의 권고치인 13%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해 작년 11월 이후 공기업 주식 1조원을 현물출자 받고 후순위채권 1조3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강 회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정에서 시장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면서 영업자산이 급증했고, 한전의 대규모 적자 누적으로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2020년말 15.96%에서 올해 1분기 말 13.11%로 2.85%p 하락하는 등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한국전력 손실에 따른 BIS비율 하락 영향이 1.95%p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올해 산업은행 자금공급 목표인 73조5000억원을 차질없이 달성하는 한편 금감원의 BIS비율 권고치인 13%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BIS비율 13%대로는 산업은행의 비전을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선제적인 정책수행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자본확충을 위해 국회와 추가 출자 등 자본확충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강 회장은 정부가 추가 출자 등을 넉넉하게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자체적인 자본적정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하반기 후순위채 70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하고, 은행 수익성을 제고해 스스로 자본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현물출자 주식과 구조조정기업 출자전환 주식 비중이 높아 자본적정성 변동성이 크다고 언급하면서 HMM 매각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한국전력의 1조원 손실이 산업은행 BIS비율에 7bp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HMM주가 또한 1000원이 움직이면 은행 BIS비율에 7bp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며 "BIS비율이 7bp 하락하면 1조8000억원의 자금 공급 여력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이 배당인데, 이와 관련해서도 정부 당국에게 산업은행의 특성을 감안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HMM 및 KDB생명 매각, 항공사 통합 등 주요 현안기업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신속한 매각 등 기존의 원칙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 회장은 "현재 신고대상 13개국 중 10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고 미국, 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해외 경쟁당국 설득을 위한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하는 한편, 정부부처의 지원을 요구하는 등 조속한 심사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M과 관련해서는 지난 4월 매각자문사를 선정해 매각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컨설팅에 대한 최종 결론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 중"이라며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 체결도 가능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KDB생명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고,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하는 등 가용자본을 관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 매각 성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갖는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부산 이전을 추진한다는 의견을 재차 강조했다. 강 회장은 "금융기관이 모여서 경쟁력을 촉진하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더 많긴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두 가지를 적절하게 조화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숙제"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부산 이전 시 여의도 본점 부지 매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전 방안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여의도 본점 부지) 건물에는 상징성이 있고 직원 여러분들의 바람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산업은행의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등 일부 부문을 서울에 남겨두고 나머지 부문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이원화 체제로 가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컨설팅의 마지막 단계에서 은행을 전부 이전하는 방안부터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이전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방안이 검토 대상에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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