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감자 칸서스운용, 자본잠식 고리 끊는다
KDB생명 투자 손실 회복 위해 보통주 95만주 소각키로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칸서스자산운용이 자본잠식 탈출을 위해 무상감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칸서스운용은 KDB생명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로 인해 자본잠식률이 10%에 육박해 있다. 이에 전체 발행 주식의 29%를 소각하는 대규모 감자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한 뒤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무상감자에 관한 건'을 통과시켰다. 이달 25일을 기점으로 주당 액면가가 5000원인 보통주 95만9156주를 소각키로 했다. 무상감자로 48억원 어치의 주식이 증발하면서 칸서스운용의 자본금은 기존 168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발행주식수도 335만9156주에서 240만주로 축소된다.


칸서스자산운용이 무상감자에 나서게 된 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칸서스자산운용은 1년 넘게 자본총계가 자본금 보다 부족한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 실적에 해당하는 올해 1분기의 경우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68억원과 152억원으로 9.5%의 자본잠식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하락세를 보이던 자본잠식률이 반등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12.5%를 기록한 자본잠식률은 같은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9.5%, 2.4%로 감소했다. 자본금과 자본총계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자본잠식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였지만 지난해 연말 자본잠식률이 다시 11.3%p(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10%에 가까운 자본잠식률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해 칸서스자산운용의 자본잠식률이 증가세로 돌아선 데에는 실적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익이 쪼그라 들면서 불어난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이 자본총계를 갉아먹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칸서스자산운용은 같은해 4분기에 7000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데 그쳤다. 그로 인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 1억원 가량이던 칸서스자산운용의 결손금은 마이너스 18억원으로 급증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의 이익이 급감한 배경을 들여다 보면 고유계정(PI)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여파가 컸다. 이는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의 대어로 등장한 KDB생명 투자에서 16억3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탓이다.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은 산업은행과 PEF(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해 KDB생명의 지분 92.7%를 매집했다.


예정대로 이달 말께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무상감자 효력이 발생하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총계(152억원)가 자본금(167억원→ 120억원) 보다 많아지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게 된다.


칸서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데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이번 무상감자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되는 만큼 재무적인 측면에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칸서스자산운용은 5조 2276억원 가량의 AUM(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HMG D&C(에이치엠지디앤씨)가 최대주주(79.3%)로 올라있다. 지난 2004년 한일시멘트 지주사인 한일홀딩스에 의해 출범했지만 2019년 HMG D&C로 손바뀜이 일어났다. 2대 주주는 9.5% 지분을 가진 험블비파트너스이며 군인공제회(2.3%), KDB생명보험(2.2%), 보성산업(1.9%) 등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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