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점검]
제주항공
영구채 상환, 자본건전화 자신감
①실적 반등·스텝업 금리 부담 영향…잔여 사채 털지도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3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제주항공이 실적 반등에 힘입어 팬데믹 때 발행한 영구채 처리에 팔을 걷어 붙였다. 자본건전성이 향상된 데 따라 자본화된 차입금을 안고 있을 필요성이 줄었고 추후 해당 영구채의 금리가 지속 상향될 예정이었던 만큼 선제적으로 상환에 나선 것이다. 영구채란 만기는 있지만 발행사의 선택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사채를 말한다.


제주항공은 팬데믹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2020년부터 회사채로 총 1854억원을 조달했다. 먼저 그해 11월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찍어 300억원을, 이어 5차례에 걸쳐 발행한 영구채로 1554억원을 차입했다.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초과 상태가 지속될 시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정지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는 터라 자본을 확충하려는 차원이었다. 특히 2021년 6월 말 기준 이 회사의 자본잠식률은 58%를 기록,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개선이 시급한 상황이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제주항공이 올 들어 만기가 30년 가까이 남은 영구채 상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단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12일(630억원)과 25일(130억원)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790억원어치의 영구전환사채(CB) 전량을 조기 상환했다.


1년 새 제주항공의 차입 전략이 바뀐 덴 영구채 없이도 자본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점이 꼽힌다. 팬데믹 기간 여러 '기술'을 구사해 자본을 확충해 놨고 올 들어선 실적도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먼저 제주항공은 2020년 영구채를 발행한 데 더해 이듬해 8월에는 자본금을 1925억원에서 384억원으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자본금 규모를 자본총계보다 줄여 자본잠식에서 헤어나려는 전략이었다. 2021년 10월과 작년 11월에 잇따라 단행한 유상증자(총 4239억원)도 자본건전화에 큰 몫을 차지했다. 유상증자 신주가격이 액면가 대비 높게 책정된 결과 3829억원에 달하는 자본잉여금이 인식된 덕분이다. 


엔데믹 전환도 영구채 상환에 한몫했다. 현금창출력만으로도 자본건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실제 이 회사는 올 들어 79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상환했음에도 6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전년 같은 시점보다 4.5%(139억원) 감소한 2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엔데믹 전환 등의 호재로 올 상반기에 697억원의 순익을 내며 동 시점 결손금 규모를 4831억원에서 4180억원으로 651억원 가량 감축한 결과다.


영구채 금리 상향 부담도 회사가 조기 상환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제주항공이 최근 갚은 영구채의 표면이자율은 7.4%로 설정됐지만 스텝업 조항에 따라 지난 5월을 기점으로 5%가 가산될 예정이었다. 또한 해당 영구채 금리는 만기까지 매 5개월마다 1%포인트씩 상향되는 조건도 담겼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가능한 빨리 조기상환을 하는 게 유리했다.


한편 시장은 제주항공이 남은 영구채(754억원)도 조기상환할 지 여부도 관심사로 꼽고 있다. 해당 채권 역시 앞서 변제한 영구채와 마찬가지로 스텝업이 달려 있는 까닭이다. 이를테면 제주항공이 2021년 말에 발행한 300억원 규모 영구CB의 이자율은 발행 당시 5.1%에서 42개월(2024년 5월) 후에는 7.6%에 조정치가 합산된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영구채를 전액 상환 할지 등을 거론할 순 없다"며 "사정에 맞게 갚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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