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스운용, 무상감자 추진 돌연 '없던 일'…왜?
48억 규모 무상감자 두 달 만에 철회, 보험사 송사 패소 여파 무게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6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칸서스자산운용이 자본잠식 탈출을 위해 꺼내든 무상감자 카드를 돌연 회수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보험금 지급 여부를 놓고 KB손해보험과 수년에 걸쳐 이어온 송사에서 패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무상감자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7월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자본감소 추진을 결의했다. 주당 액면가가 5000원인 보통주 95만9156주를 소각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것으로 칸서스자산운용은 자본총계가 자본금 보다 부족한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68억원과 152억원으로 9.5%의 자본잠식률을 보였다.


하지만 무상감자로 48억원 어치의 주식이 증발되면 칸서스자산운용의 자본금은 120억원으로 감소함에 따라 자본잠식에서 탈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런 와중에 돌연 두 달여 만에 무상감자 카드를 회수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칸서스자산운용 측은 "대내외 경영상 변화에 따른 이유"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무상감자를 철회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국내 보험사와의 소송건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 여부를 놓고 KB손해보험과 장장 6년에 걸쳐 벌인 법정다툼에서 패하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게 주요인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2007년 사모펀드로 120억원을 조성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역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입했다. 그러나 2013년 사업 중단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칸서스자산운용은 배상책임 보험 계약을 맺은 KB손해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에 KB손해보험은 면책 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칸서스자산운용은 2017년 12월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인 칸서스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KB손해보험 측에 약 13억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년 뒤인 2018년 11월에 열린 2심에서도 칸서스자산운용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피고인 KB손해보험의 항소가 기각되며 송사는 칸서스자산운용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을 달랐다. 보험약관상 면책조항에 대한 해석을 하위심과 달리하며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7월 '원고(칸서스자산운용)가 청구한 보험금을 피고(KB손해보험)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기존과는 다른 판결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칸서스자산운용이 감자를 결의한 시기와 겹친다. 올해 3분기 칸서스자산운용의 영업보고서에 20억원의 배상손실이 반영된 배경이다.


칸서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는 무상감자를 진행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보고 내년 정도에 재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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