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SKB 짚어보기
출범 앞둔 박진효 체제 '진중한 리더십' 통할까
① 'T-B 시너지'와 수익성 정체 등 극복 과제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1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진효 SK브로드밴드 신임 사장 (제공=SK브로드밴드)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새롭게 맞이하는 대표이사는 박진효 전 SK쉴더스 대표다. 20년 넘게 SK텔레콤에 몸담으며 통신 관련 핵심 기술개발을 책임지는 '기술통'으로 활약해온 인물이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IPTV, 초고속인터넷 등 한정된 사업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성장 정체기에 빠져 있다. 통신은 물론 미디어, 보안 등 플랫폼 기반의 신사업 융합에 강점을 지닌 박 사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 '진중한 리더십' 통할까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이달 말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박진효 신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간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대표이사를 겸직했던 유영상 사장 체제가 8개월여만에 막을 내리고 박진효 사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1970년생인 박 사장은 고려대 수학교육학 학사, 정보통신공학 석사를 졸업했다. 1997년 SK텔레콤에 입사해 중앙연구원, 네트워크연구원 등을 거쳐 ICT기술센터 센터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역임했다. 이후 박 사장은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SK쉴더스(구 ADT캡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자로서 내실을 다졌다. 


박 사장은 묵묵히 제 몫을 해내는 '진중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과거 SK텔레콤에서 3G부터 5G까지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연구개발 전략 책임자로서 이력을 쌓았다. 박 사장이 세계 최초 5G 음성통화 성공과 5G 표준화 활동을 주도하고,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철탑산업훈장(4등급)을 받은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화려한 수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경영 성과로 입증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SK스퀘어가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투자 성과에도 박 사장의 공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달 20일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총 8600억원에 매각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SK쉴더스를 이끄는 박 사장의 협조가 뒷받침됐기에 큰 잡음 없이 빠르게 지분 매각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박 사장은 SK쉴더스 대표 시절 통신, 미디어, 보안 등 플랫폼 기반 신사업 융합에서 강점을 보였다. 현관문 앞 보안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홈 보안 CCTV '캡스홈 도어가드', 긴급 출동 서비스를 더한 무인매장 통합 솔루션 '캡스 무인안심존' 등 SK텔레콤과 다양한 사업 협력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웠다. 단순 물리보안을 넘어 ICT를 결합한 융합보안사업 확대에 집중한 결과다. SK쉴더스는 박 사장 재임 기간 매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3년간 SK쉴더스 매출은 2020년 1조3272억원, 2021년 1조5497억원, 지난해 1조792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밸류업 과정을 거치면서 SK쉴더스 기업가치는 2018년 ADT캡스 인수 이후 5년 만에 3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SK브로드밴드에서도 박 사장의 밸류업 마법이 재현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동반자 SK텔레콤과 시너지 기대


SK브로드밴드는 국내 무선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는 CEO를 주로 발탁했다.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과 SK텔레콤의 무선통신이 결합했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양 사는 다년간 유무선 통신 사업에서 손발을 맞추며 굳건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왔다. 박 사장도 취임 이후 'T-B 시너지' 극대화라는 과제를 계속 떠안을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장으로 수익성 정체기에 빠진 유료방송 사업은 박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은 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망 사용료 지급을 둘러싼 콘텐츠 제공 사업자(CP)와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수년째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급 요구가 망 사업자 독점의 폐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를 내는 건 자유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이라며 대립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SKT 2.0' 전략에서도 SK브로드밴드를 이끄는 박 사장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SKT 2.0' 출범과 더불어 핵심 5대 사업군을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으로 재편했다. 유선 통신과 미디어 등 SK브로드밴드의 주요 사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 


박 사장 선임으로 그간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대표이사를 겸직했던 유영상 사장은 경영 부담을 덜게 됐다. SK브로드밴드 경영을 박 사장에게 맡기고 SK텔레콤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유 사장은 SK브로드밴드 이사회 의장을 맡아 박 사장과 T-B 시너지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박 신임 사장은 SK텔레콤과의 T-B 시너지 극대화는 물론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T) 기반의 미디어, B2B, 인프라 분야에서 SK브로드밴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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