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긴급진단
"디스플레이 시장, 기대보다 회복 늦을 것"
소형 OLED 디스플레이, 애플 신제품 출시로 긍정적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11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이하 K-디스플레이 2023)'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막을 열었다. (사진=한보라 기자)


올해 전기전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IT수요 위축, 반도체 재고 폭증 등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4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급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1위 DNA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D램은 적자에 허덕였고, TV·가전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 역시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재 전기전자 업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개선돼야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해외신용평가사, 국내 증권사, 시장조사업체 등 15여개의 업체들을 통해 긴급 진단을 진행해 본다. /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올해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전망은 단기적 관점에서 회의적이다. 그나마 잘 버텨오던 북미 시장도 올해 중순부터 세트 수요 감소세 시작됐기 때문이다."(SK증권)


올해 상반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기대보다 빨리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패널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보였으나 3분기 경기 침체로 주춤하자 시장 전망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증권가에서도 수요 회복과 수익률 개선의 기대감에 부풀며 하반기 '바운스 백'을 기대했지만 경제 지표가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업황 개선을 내년으로 미루는 분위기다.


28일 딜사이트가 국내 증권사 12개와 인터뷰를 통해 전기전자 업계 하반기 전망 및 진단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전망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시장도 조금씩 회복되가면서 좋아지고 있지만 회복 시기가 기존 예상과 달리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내후년부터는 패널 플레이어들도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대형 패널은 2024년부터 반등이 예상되긴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2021년 미리 당긴 교체 수요가 많아 반등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여력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IT기기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TV 패널 수요가 2억5000만대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의 경우 코로나19 때 너무 많은 제품이 팔렸고 기존 제품이 대량 교체돼 올해 수요는 2억대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인 OLED TV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 성장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대형 패널 출하량을 보면 올해 1월 저점 형성 이후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고, 세트단에서도 TV 생산은 1분기 저점을 형성했다"면서 "하지만 연간으로 봤을 때 성장은 쉽지 않을 듯하고,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 수요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내년부터 IT 시장 수요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해외 조사기관 시그마인텔은 2024년 OLED TV 출하량을 전년 대비 60% 성장하고, 2025년에는 OLED TV 출하량 1000만대를 전망 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하반기에 아이폰15, 삼성전자 갤럭시Z 폴더블폰 등 신제품의 대거 출시로 회복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에도 OLED 채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소형 OLED 패널의 경우 긍정적인 전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아이폰15 공급망(SCM)의 부품 주문량을 고려할 때 현재 애플은 아이폰15 출하량을 당초 계획대로 공격적인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본부장은 "아이폰15 세트 출하량은 89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부품 출하량은 9200만대로 1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아이폰15 부품 공급망 차질이 단기에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프리미엄 스마트 폰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제품이 부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NH증권도 "패널 이슈, 카메라 모듈 이슈 등 아이폰15 시리즈 초기 물량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프로 모델 비중 확대로 인한 하반기 소형 OLED 패널 출하는 확실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갤럭시 Z 시리즈도 전작에 비해 라이브 사전 판매가 1.9배 증가하며 하반기 소형 OLED 패널 출하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폰향 OLED 시장이 이미 성장 정체 중인 만큼 회복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또 다수 신규 밴더의 수율과 가동률 상승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수석 연구원은 "폴더블폰의 경우도 대수 기준으로 전체 시장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폰향 소형 OLED 시장은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모델이 아닌 신규 애플리케이션(아이패드 OLED 등)이 가시화되는 내년에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SK증권은 "다수 밴더들의 경쟁 심화로 폴더블, 특수코팅, 투스택, 하이브리드 패키징 등 특수 OLED 제품군만 유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장용 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 OLED 시장의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장용 디스플레이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률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시장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엔진 차별성 없어졌고 내부 인포테인먼트의 중요성 강화되고 있다"면서 "LG디스플레이는 전기차 OLED 탑재 대세화에 따른 주문이 급증해 올해 수주 잔고 20조원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해 올해 첫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OLED도 스마트 워치나 VR, AR 등 특수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초소형 제품을 통해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MR(혼합현실) 헤드셋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 OLED를 3년 전부터 시험 생산하며 양산 기술력(2020년 4K 이상 해상도 구현 3500ppi)을 이미 확보해 글로벌 선두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 OLED 기술은 웨이퍼에 OLED를 증착한 후 컬러필터(CF)를 형성하는 WOLED 방식으로 대량 양산에 용이한 장점이 있다. 향후 MR 시장 확대는 LG디스플레이 장기 성장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기술적 난이도, 높은 비용, 제한된 CAPA 등을 이유로 단기간에 시장 확대되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애플의 비전 프로 흥행으로 XR 시장 급속 성장한다면 이에 맞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도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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