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캐피탈, 자본확충 필요성↑…그룹 지원 나설까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출자여력 96% 소진…KDB생명 인수시 후순위 밀릴수도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08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출처=뉴스1)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하나캐피탈의 자본적정성이 업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지원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하나금융의 자회사 출자 금액은 금융당국이 정한 상한선 대비 96%에 육박한 수준이다. 이에 더해 최근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하나캐피탈 지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자본적정성 업계 최하위…자본확충 필요성↑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2.6%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캐피털사 25곳 가운데 가장 낮다. 국내 캐피털사의 합산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5.5%인데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조정총자산에서 조정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로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낸다. 금융당국 규제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의 하한선은 7%로 하나캐피탈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금융당국 규제 대비 여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상반기 말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8.3%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회사가 부채 즉 타인 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는 보여준다. 금융당국은 캐피털사의 레버리지배율이 9배를 넘기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상한선이 8배로 낮아진다. 하나캐피탈은 주요 캐피털사 가운데 유일하게 레버리지배율이 8배가 넘는다.


하나캐피탈이 레버리지배율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영업자산을 줄이거나 하나금융지주의 지원을 받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캐피탈은 과거 2021년 2분기 레버리지배율이 9배를 넘긴 탓에 하나금융지주의 지원을 받아 3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인수하는 조건으로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을 확충했다. 덕분에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7.61배로 직전분기(9.29배) 대비 낮아졌다.


하나캐피탈의 총자산은 2021년 상반기 12조원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약 17조5천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규모는 1조3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하나캐피탈의 영업자산이 2분기 말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자본 증가만 고려한다면 레버리지배율을 8배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1000억원의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목표 레버리지배율이 7.5배인 경우에는 2700억원, 7배는 4700억원의 자본이 증가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 모회사 하나금융, 선제적 자금지원 쉽지 않아


하나캐피탈이 하나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인 만큼 유사시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로서의 실질자본완충력 등을 감안했을 때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캐피탈이 업계 최하위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지닌 만큼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 하나캐피탈의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한 선제적 자본확충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주사가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정해뒀다. 자회사 출자금액은 지주사 자기자본의 130% 넘지 못한다. 상반기 하나금융의 자본은 18조6000억원이다. 130% 룰에 따라 하나금융이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금액은 24조2000억원으로 제한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이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은 약 23조3000억원으로 잔여 한도는 9000억원가량에 그친다. 출자 여력의 96% 이상을 소진한 셈이다.


이에 더해 하나금융이 최근 KDB생명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탓에 자회사 출자 여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KDB생명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가 보유한 구주 2200만주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구주 인수가격은 100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로 관측된다. 문제는 KDB생명의 지급여력(K-ICS)비율이 상반기 말 67.53%(경과조치 적용 전)에 그쳐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KDB생명에 조 단위 자금이 투입돼야 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하나캐피탈로서는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을 품게되면 자금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캐피털 업권 전반으로 금리상승, 부동산경기 저하에 따라 위험자산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의 손실완충력 제고 및 영업기반 강화 차원에서 자본확충 필요성은 계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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