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질적성장' 공언…관건은 양극재 가격
LG엔솔 '원가경쟁력 강화' 선언…신학철號 LG화학도 수익성 개선 사활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제공=LG에너지솔루션)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질적 성장'을 위해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김동명 LG엔솔 신임 대표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원가경쟁력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양극재 제조사 LG화학과의 가격협상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LG화학 역시 양극재로 벌어들인 돈으로 석유화학 사업 등의 부진을 상쇄해야 하는 터라 양사 간 가격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LG엔솔의 올 3분기 킬로그램(kg)당 36.29달러(환율 1308원·한화 4만7467원)에 양극재를 구매했다. 이는 작년 43.99달러(환율 1293원·5만6879원) 대비 7.7달러 낮아진 가격이다. 양극재 업체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메탈 가격에 연동해 납품계약을 체결하는데,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양극재 판가도 떨어진다. 지난해 급등했던  리튬 등 양극재 원료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LG엔솔의 구매 단가도 낮아진 것이다.


실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9월 평균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173.61위안(3만1852)으로, 지난해 말 520.64위안(9만5521원)과 비교하면 무려 66.7% 떨어졌다. 다만 탄산리튬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 수준을 감안하면 LG엔솔의 양극재 구매 가격은 그리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가격과 에너지밀도가 높은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대거 구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 등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며, 배터리 생산원가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배터리 셀 제조사는 양극재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또는 6개월 등 일정 단위마다 가격 협상을 진행하다. LG엔솔은 LG화학을 비롯,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중 LG화학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가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가격 협상 능력은 배터리 셀 제조사의 생산 단가를 좌우하는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이에 LG엔솔을 이끌게 된 김동명 대표 역시 취임 일성으로 '질적 성장'을 꼽으며 원가경쟁력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일 취임사를 통해 "재료비 분야에서 외부적인 리스크에 노출되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정과 가공비 측면에서도 신기술과 신공정 도입으로 근본적인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주문은 양극재 벤더사를 지금보다 다양한 하는 동시에 가격 인하를 추진하자는 의미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나아가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 받고 있는 LG화학에 판가 인하를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란 관측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다만 LG엔솔의 계획과 달리 양극재 벤더사들이 판가를 인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LG화학만 하더라도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양극재 사업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적자를 냈다. 다행히 올해 3분기 3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 고리를 끊었으나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언제 걷힐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석유화학 수요 부진을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사업 매출 확대로 상쇄해야 한다. 배터리 소재 사업이 포함된 첨단소재사업본부 3분기 매출(1조7140억원)은 석유화학사업본부(4조4110억원) 다음으로 높았던 까닭이다.


아울러 2024년도 임원인사에서 유임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의 임기가 오는 2025년 3월까지인 점도 내년 실적 개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LG엔솔과 LG화학 모두 가격협상에서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상황이 이러니 양극재 판가를 놓고 양측의 가격협상이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원가절감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권영수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김동명 대표가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생산효율성이나 원가 관리에 힘쓸 것으로 보이지만 LG화학의 경영사정 역시 녹록치 않은 터라 양극재 판가를 놓고 두 회사 간 줄다리기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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