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구원투수로 나선 정철동, 실적 부진 개선 '총력'
정철동 사장, LG그룹 내 대표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문가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 (제공=LG디스플레이)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LG디스플레이로 이동했다. 부회장 승진은 없었지만 5년 동안 LG이노텍을 그룹 내 최대 소재·부품기업으로 성장시킨 공을 인정받아 위기의 LG디스플레이를 구할 구원투수로 돌아왔다.


정 사장의 이동은 '안정 속 쇄신'을 바탕으로 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미래 준비' 인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019년 9월부터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았던 정호영 사장이 올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과감히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이사회를 통해 정철동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는 안을 포함한 2024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이노텍은 정 사장의 이동으로 최고전략책임자(CSO)인 문혁수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했다.


당초 LG 내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이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론됐다.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유임된 가운데 둘 중 한 명이 승진해 권 부회장의 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특히 정철동 사장은 2021년과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연속 1조원을 넘기면서 LG이노텍을 한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수요 약세에도 전장 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부회장 승진이 유력할 것으로 봤다. 다만 LG이노텍이 그룹 내 규모가 타 계열사에 작다는 점, 애플 의존도가 높다는 점 등이 고려되면서 부회장 승진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가게 된 것은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B2B 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 출신인 정 사장 입장에서도 고향으로 돌아와 위기에 빠진 LG디스플레이를 살리고 정상화 시킨다면 부회장 승진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LG이노텍보다 규모가 큰 LG디스플레이에서도 좋은 실적과 성과를 보여준다면 부회장 승진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정 사장 입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로 옮겨간 것 자체가 경영 능력을 높게 평가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정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LG디스플레이의 '조단위 적자'라는 실적 부진을 개선하는 것이다. 정 사장은 LG이노텍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사장이 LG이노텍에서 애플과 카메라 모듈 사업을 이어가면서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이어간 만큼 LG디스플레이에서도 주요 고객사들과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는 중국 공세에 밀리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밀리고 있다. TV용 대형 OLED도 삼성전자 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정 사장의 주특기인 애플과의 비즈니스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 맥북에도 OLED 탑재를 추진하고 있어 내년도 LG디스플레이의 대응과 선점이 향후 회사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특히 정 신임 사장은 LG그룹 내 대표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문가로 꼽힌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담당 상무를 거쳐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 상무, 생산기술센터장 전무, 최고생산책임자(CPO)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만큼 이번 구광모 회장의 인사는 정 사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LG이노텍도 정 사장을 보냈지만 70년대생 CEO를 선임하는 등 젊은 조직을 만드는데 힘을 싣는다. 신규 CEO로 선임된 문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카이스트 화학공학과와 같은 대학원 출신이다. 그는 개발과 사업, 전략을 두루 거치며 사업가로 육성돼 왔다. LG이노텍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다.


재계 관계자는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중심 사업 강화에 나설 전망"이라면서 "기술,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가속화하며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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