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비주류' 진단사업 정리하는 이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바이오 투자 확대…인재 확보 노력도 이어져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6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제공=LG화학)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LG화학이 비주류 사업인 '진단사업' 매각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진단사업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직 동의 확인 절차를 모두 완료했으며, 최종 딜 클로징 시점도 내달 초로 확정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업부(이하 진단사업부) 매각 논의가 막바지다. 이번 딜은 LG화학이 진단사업부를 물적분할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매각자 측이 보유한 건물·장비 등 재산을 인수자 측이 매입하는 형태로 딜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딜에는 고용승계도 포함됐다. 글랜우드PE는 핵심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었으며 최근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직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진단사업부 핵심 연구·영업·생산 인력들 대부분이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도 "매각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내부 인력들의 반발이 심했다"며 "이번 딜의 경우 글랜우드PE가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면서 핵심인력 대다수가 이직에 동의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이 진단사업을 매각한 것은 비주류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1990년대부터 진단사업을 영위해왔지만 시장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당시 경쟁사들은 발 빠르게 대응해 몸집을 크게 불린 반면, LG화학은 1년여 뒤에나 코로나19 진단 시장에 뛰어들며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비주류 사업 재편이 마무리되면 바이오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LG화학이 배터리를 오랜 기간 공들여 지금의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키워낸 것처럼 바이오 분야에서도 뚝심 있는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LG화학은 올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국내 최고 수준인 4000억원 투자를 예고했으며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은 2030년까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5개 신약을 상용화하며, 이때까지 신약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LG화학은 바이오 인재 확보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인재 확보 프로젝트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나서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BC(Business & Campus)투어'도 그가 직접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캘리포니아공대 등 북미 지역 주요 20여개 대학에서 석·박사 40여명이 초청됐다.


신 부회장이 직접 인재 영입에 나선 것은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과 초격차 역량이 인재 확보에 달려 있어서다. 신 부회장의 인재 확보 의지 속에 LG화학의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생명과학 부분 직원 숫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G화학 내 생명과학 직원 숫자는 2019년 1672명에서 2020년 1721명→2021년 1837명→2022년 1951명으로 늘더니 올 상반기에는 1997명으로 집계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지금 LG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끊임없는 실행을 이어간 도전의 역사였다"며 "바이오 사업도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바이오를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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