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M&A 점검
유동성 재원 4조…대규모 조달능력 입증
②현금성자산만 1조 훌쩍…M&A '큰손' 역할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4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동원그룹 본사 전경. (제공=동원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동원그룹이 HMM 인수전에서는 결국 낙마했지만 나름대로 얻은 성과도 크다. 6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력이 필요한 인수합병(M&A) 경쟁에서 본입찰까지 올라가며 대외적으로 충분한 자금조달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동원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M&A시장에서는 변방이 아닌 주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작년 11월 설립한 지주회사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미래성장사업 투자를 적극 타진해왔다. 투자방식은 그간 그룹 특유의 사세 확장 전략이었던 M&A를 활용했다. 실제 동원은 올해에만 상반기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에 이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던 HMM 인수까지 노렸다.


특히 HMM의 경우 총 자산규모만 올해 기준 25조8000억원으로 동원그룹(8조9000억원)의 무려 3배에 육박했다. 일각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고 동원이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하지만 동원은 최종 본입찰까지 올라가며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동원그룹은 이번 HMM 입찰을 준비하면서 인수가격의 절반 이상을 내부자금만으로 조달하면서 풍부한 현금유동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그룹의 전반적인 투자를 총괄하는 동원산업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기준 유동성 재원만 4조96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현금등가물과 당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만 1조3512억원을 보유 중이다. 현금성자산은 기업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로 활용한다. 이외 미사용 여신한도와 담보 및 매각가능 자산 등도 2조745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현재 보유한 재원만으로 충분한 투자여력을 갖춘 셈이다.


동원산업 유동성 재원.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특히 순이익이 4년째 대폭 개선된 부분은 현금 유입을 늘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동원산업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019년 514억원에서 작년 말 2965억원으로 불과 3년새 5배 가까이 대폭 늘어났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도 2291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순이익 개선은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 등 주력 자회사들의 성장과 자체적인 경영효율화 노력 덕이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며 지주회사 체제를 만든 만큼 당분간 양질의 성장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양호한 편이다. 동원산업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51.5%(동원엔터프라이즈 연결기준 수치)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부채비율이 191.5%에 달했지만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6년 만에 40%포인트나 축소시켰다. 향후 기업 M&A에 자체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규모 차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동원산업의 현금성자산과 영업현금창출능력 그리고 미사용 여신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유동성 관리역량은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며 "토지·건물·선박 등 담보로 제공되지 않은 유형자산과 동원F&B, 동원로엑스 등의 자회사 보유지분 가치까지 더하면 추가적인 담보여력도 충분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도 "동원그룹의 올해 굵직한 M&A는 모두 불발로 끝났지만 비축한 현금은 향후 중추사업들의 신규투자 실탄으로 적극 사용할 것으로 점쳐진다"며 "이 회사의 유동성 재원을 고려하면 조 단위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HMM 인수는 실패했지만 대외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강한 시그널을 줬다"며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M&A 등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동원 M&A 점검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