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제로금리 CB로 2000억 조달
리픽싱 한도 15%…투자자 신뢰 '굳건' 입증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5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파라다이스가 제로 금리(이자율 0%) 전환사채(CB)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한다. 일부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파라다이스는 오는 12일 14곳의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7회차 사모 CB 2000억원 어치를 발행한다. 히스토리투자자문이 전체 투자금의 4분의 1인 5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고, 메리츠금융그룹 3개 계열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가 총 300억원을 투자한다. 이들 외에도 BNK투자증권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키움증권 등의 기관투자가가 70억~150억원 어치의 CB를 나눠 매입한다.


CB의 만기는 5년이며 금리는 0%로 설정됐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만기에 원리금을 돌려받아서는 수익을 낼 수 없고, 추후 전환권 행사→장내·외 매도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전환가는 최근 파라다이스 주가에 별도의 할인이나 할증을 적용하지 않은 1만6819원으로 설정했다. 주식 전환은 발행 1년 뒤부터 만기 1개월 전 사이에 가능하다. 


사실상 유일한 수익 실현 방안이 장내·외 매도인 만큼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방지 장치를 확보했다. 최초 전환가의 85%인 1만4297원까지는 전환가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픽싱 조항을 둔 것이다. 투자자들은 낮아진 전환가에 비례해 더 많은 주식을 교부 받아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대다수의 상장사는 메자닌(Mezzanine)을 발행할 때 리픽싱 한도를 20~30% 사이로 설정한다. 하지만 파라다이스가 여느 발행사들에 비해 리픽싱 한도를 낮게 책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파라다이스는 대신 전체 CB 물량의 30%인 600억원 어치를 자신들 또는 자신들이 지정하는 제 3자가 연복리 1%의 금액을 가산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다는 내용의 콜 옵션(매도청구권)을 확보했다. CB 투자자들은 콜 옵션이 원활히 행사되도록 콜 옵션 행사 기한 내에는 자신들이 보유한 물량 가운데 30%는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파라다이스 측이 보유한 콜 옵션은 지분 희석에 따른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 약화를 최소화하려는 장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파라다이스 최대주주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며 38.2%의 지분을 갖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이나 파라다이스의 소유주인 전필립 회장 일가가 콜 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지분율 감소를 가급적 억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파라다이스는 CB 발행으로 조달한 2000억원 가운데 800억원은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쓰기로 했다. CB를 발행하는 데 별도의 금융 비융이 들지 않은 만큼 기존 차입의 이자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생긴다. 나머지 1200억원은 최근 복합리조트 운영을 본격화하는 등의 이유로 늘어난 운영자금 수요를 충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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