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5수생' KDB생명, 무상감자 이유는?
결손금 털어내며 재무건전성 개선…대주주 매각 의지에 '흥행' 기대감↑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1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타워 전경 (제공=KDB생명)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KDB생명이 5수 끝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KDB생명을 지배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은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 무상감자 및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을 통해 KDB생명의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덕분에 다수의 인수 후보자들이 등장하며 KDB생명 매각 흥행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달 8일 주주총회를 열고 내달 10일을 기준으로 보통주 75%에 대한 무상감자 안건을 결의했다. 무상감자가 마무리되면 KDB생명의 자본금은 기존 4743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줄게 된다. KDB생명은 무상감자를 통해 이원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주당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를 시행하면서 자본금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주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감자 비율만큼 자본금을 차감하고 줄어든 자본금을 결손금 혹은 이익잉여금 등 다른 자본계정으로 옮긴다. 감자 이후에도 실제 자본 총계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형식적 감자'라고도 한다.


무상감자로 차감된 자본금 3557억원은 KDB생명의 1분기 말 기준 결손금 1271억원을 털어내고도 약 2300억원이 남는 규모다. 이로써 KDB생명은 2300억원의 잉여금을 지닌 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KDB생명으로서는 전체 자본 총계는 그대로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산업은행 인수 후 4차례 매각 불발…파운틴헤드PE·WWG자산운용 등 '관심'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은 2010년 유동성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산업은행에 인수됐다. 이후 산업은행은 4차례나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번 불발에 그치며 자금 회수에 실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 등이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입찰 공고를 내며 매각작업에 돌입했다. 올해 1분기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분기 안에는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마땅한 원매자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하지만 최근 파운틴헤드PE, WWG자산운용 등이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무상감자가 마무리되면 KDB생명의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주주의 매각 의지가 흥행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다.

특히 산업은행은 무상감자 외에도 앞서 KBD생명이 발행한 2억달러 규묘 신종자본증권 전액을 인수하기도 했다. 2018년 발행했던 K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이 도래한 데 따른 유동성 위기의 해결사로 나선 셈이다. KDB생명 대주주인 산업은행(KDB칸서스밸류PE)의 매각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결손금을 지닌 기업보다는 잉여금을 쌓아둔 기업의 인수에 더 많은 투자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매각대금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경우라면 기업이 지닌 본연의 가치 외에 겉으로 보이는 지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으로서는 KDB생명에 투입된 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것도 어려운 데다 유동성 우려 등이 불거지며 추가 지원까지 요구되는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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