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컬리, 몸값 올리기 작전 어떻게?
기업가치 4兆 마지노선…물류망 재편·뷰티컬리 성장 '투트랙'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7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컬리)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지속적인 적자로 현금유동성 확충이 절실한 컬리가 올해 기업공개(IPO) 대신 주주출자를 택했다. 최근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온전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내부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컬리는 이번 출자로 당장은 한숨을 돌렸지만 향후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이에 시장에선 컬리가 IPO 재추진 시점까지 외형과 내실의 동반성장으로 최대한 몸값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서둘러야 한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컬리는 지난달 주요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200억원을 조달했다. 작년부터 추진해온 IPO를 연기한 이후 첫 자금 수혈이다. 컬리는 이번 출자를 포함해 2015년 설립 이래 투자 받은 자금만 1조1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상장 연기는 자본시장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크게 고려됐을 것"이라며 "다만 기업공개를 미루고 추가 출자를 받으며 기존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컬리의 기업가치가 최소 3~4조원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컬리는 앞서 2021년 말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2016년 이후 불과 5년 사이에 몸값을 100배 높였다. 하지만 이후 지속된 적자구조와 자금경색에 따른 자본시장 악화 등의 악재가 겹치며 한때 기업가치 추정치가 2조원 안팎까지 뚝 떨어졌다. 이번에 추진한 유상증자도 단순 규모만 고려하면 약 2조6750억원의 몸값 책정에 그쳤다. 따라서 컬리가 온전히 투자자들의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선 기업가치를 지금보다 대폭 높이는 작업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컬리 역시 이러한 부분을 인식하고 그간 수익을 짓눌렀던 고정비 절감과 뷰티컬리를 앞세운 매출 확장이라는 필승전략을 꺼내 들었다. 특히 컬리는 고정비 절감을 위한 물류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컬리는 3곳의 물류센터와 6곳의 위성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연내 송파물류센터와 화도, 죽전, 곤지암 등 3곳의 위성센터가 문을 닫을 예정이다.


대신 김포물류센터와 완공 이후 현재 시험운영 중인 평택 물류센터가 수도권과 충청권을 담당하게 된다. 송파물류센터 임차계약이 올해 만료되면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경기도로 거점을 옮기는 것이다. 또한 올해 4월 창원물류센터를 완공하며 그간 수도권에 집중됐던 배송서비스를 경상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이러한 작업을 통해 배송효율화와 임차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컬리가 몸값을 높이기 위해선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외형성장도 놓쳐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컬리는 마켓컬리에 이어 작년에 야심차게 내놓은 두 번째 버티컬 서비스(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식) '뷰티컬리'를 선봉장으로 삼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실제 뷰티컬리는 작년 7월 프리오픈 당시만 해도 입점 브랜드 수가 약 50여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00여개 이상까지 대폭 늘어난 상태다. 최근에는 에스티로더와 라메르, 랑콤 등 명품 뷰티브랜드들의 유치에도 전력투구 중이다.


컬리가 식품을 넘어 공산품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유는 폐기율이 높은 신선식품의 수익 부담을 보완하고 매출 확대로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특히 기존 마켓컬리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 투자 대비 시너지 역시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올리브영과 SSG닷컴, 롯데온 등이 온라인 뷰티전문관을 속속 론칭하며 시장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에서 뷰티컬리가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프로모션과 브랜드 입점 경쟁력 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이커머스 투자자들 성향이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지표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에 성장 일변도였던 그간의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까지 챙기는 방향으로 경영목표를 수립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판관비와 물류비 등을 최대한 줄이는 동시에 새로 론칭한 뷰티컬리를 주축으로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 5096억원과 영업손실 3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0.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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