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4社4色
인천공항 잃은 롯데免, 수천억 투자 장전
②해외영토 확장·마케팅 강화 집중 돌파구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0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면세점 호주 시드니 시내점 전경. (제공=롯데면세점)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롯데면세점이 올해 인천공항 사업권 획득에 실패하며 매출 공백을 메울 장기적인 플랜을 다시 수립 중이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투입됐을 수천억원의 재원을 해외사업 확장과 온·오프라인 연계마케팅 강화 등에 집중해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는 게 롯데면세점의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올해 3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실시한 공항면세점 일반사업권자에서 최종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3개사가 모두 복수사업자로 안착한 가운데 유일하게 입점에 실패한 것. 특히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1년부터 22년 동안 단 한번도 입점을 놓친 적이 없어 충격이 더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이번 인천공항 입찰 탈락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인천공항에 지불해왔던 수천억원의 임차료와 보증금 등을 해외사업 확장과 마케팅 강화 재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 회사는 매년 인천공항 임차료로 약 1000억원 안팎을 써왔다. 또한 지난 6월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하면서 임대보증금으로 2400억원 가량을 환급 받았다. 인천공항 철수로만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여유재원이 확보된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확보된 재원을 기반으로 해외영토 확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기준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 총 14곳의 해외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면세점의 해외매출은 과거 전체 매출의 한 자릿수 비중에 그쳤지만 지속적인 확장 전략에 힘입어 현재는 10%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 가운데 싱가포르와 베트남, 호주 등이 주력 투자지역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연간 약 7000만명의 승객이 이용했던 아시아 대표 거점공항이다.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도 창이공항점은 전체면적이 약 8700㎡(2631평)으로 자체 해외면세점 중 가장 규모를 자랑한다. 회사 측은 올 연말까지 창이공항의 19개 면세구역에 위치한 매장들의 리뉴얼을 추진해 연간 약 50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린다는 목표다. 


호주는 국내 면세사업자 중 롯데면세점만이 유일하게 진출한 지역이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브리즈번공항점과 다윈공항점, 멜버른시내점, 시드니시내점 등 4개의 매장을 운영해오다 올해 6월 멜버른공항점을 추가 출점하며 총 5곳으로 현지 면세점 수를 늘렸다. 특히 멜버른공항점의 경우 매장 규모를 현재 약 3592㎡(1090평)에서 2027년까지 약 5634㎡(1704평) 규모로 확대해 연 매출 3000억원을 낼 수 있는 매장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오세아니아지역 1위 면세사업자로의 도약을 꾀할 방침이다.


베트남도 롯데면세점이 주목하는 주요 해외거점이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다낭공항점을 개장하며 베트남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나아가 이듬해 나트랑공항점과 2019년 하노이공항점, 2022년 다낭시내점을 연이어 개장하며 현재 베트남에서만 총 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하노이시내점을 추가 개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을 전초기지로 삼아 최근 구매력이 높아진 동남아시아 고객들을 대거 끌어 모은다는 복안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시장도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의 연계마케팅 강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온라인면세점 방문고객이 시내면세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각종 할인정책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잠실 월드타워점의 경우 내부에 대규모 주류전문관을 따로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특화전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점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전체 매출의 3% 안팎을 차지하는데 불과했다"며 "오히려 인천공항에서의 비용부담이 줄어든 만큼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 등의 마케팅 강화와 해외거점 확대 등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해외면세점의 경우 대부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매출성장률도 높아 향후 전략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면세점의 경우 올해 중국 대리구매상(따이공) 유치경쟁이 업계의 자정노력으로 완화되면서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됐다"며 "인천공항면세점 신규입찰에서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베트남과 호주 등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인천공항점의 매출 감소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는 올해 상반기 1조5042억원의 매출과 4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8.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892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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