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4社4色
요우커 귀환…따이공 이탈 상쇄할까
①떨어진 매출회복 관건…中 단체관광객 유치 '분수령'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6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공항면세점 전경. (제공=인천공항공사)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국내 면세사업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망가진 경영실적 회복에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이들은 악화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초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수수료율을 낮추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수료율 인하는 따이공의 국내 이탈을 야기했고 매출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악재로 돌아왔다. 이에 시장에선 면세사업자들이 수익 개선과 함께 매출 성장까지 도모하기 위해서는 최근 재개된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올해 상반기 드라마틱 한 수익 개선을 이뤄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국내 주요 4개 면세사업자는 상반기 영업이익 총계 153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3년(2020~2022년) 간 마이너스(-) 30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을 고려하면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이러한 가파른 수익 개선의 뒤에는 엔데믹 전환에 따른 해외 관광객 유입 확대와 내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각사마다 프로모션을 강화했던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그간 따이공에게 지급했던 높은 송객수수료율을 대폭 낮추고 경쟁업체 간 유치경쟁을 다소 완화한 부분이 주요했다.


실제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상품 매출의 최대 40% 중반까지 지급했던 따이공에 대한 송객수수료율을 올해 상반기 30% 초반 대까지 10%포인트 이상 과감하게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면세사업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20% 안팎까지 따이공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주요 면세사업 4사 경영실적. (출처=금융감독원)

따이공은 국내 면세사업자들에게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최근까지 따이공들에게 이처럼 높은 수수료를 지급한 데는 이들이 창출하는 매출이 국내 면세점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2017년 불거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국내 면세점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던 중국 관광객들의 수요는 뚝 끊겼고 그 빈자리는 고스란히 따이공들이 채웠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중국 외 해외 관광객 수요까지 줄자 사실상 따이공에 대한 매출의존도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국내 면세점들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적인 따이공 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는 송객수수료율 인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이 과도하게 높아지며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치닫자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따이공 수수료 인하에 대한 공감대를 구축하며 올해 대대적인 수수료율 인하에 나서게 됐다.


A면세점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면세점들 매출에서 따이공을 통해 창출하는 비중은 약 70% 선을 웃돈다"며 "작년까지 따이공을 잡기 위한 경쟁적인 수수료율 인상 전략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적으로 자성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고 국내 면세사업자 모두 수수료율을 과감히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수수료 인하정책이 따이공들의 이탈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들의 이탈로 국내 면세점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크게 휘청거렸다. 국내 주요 4개 면세사업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 합계는 4조3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224억원과 비교하면 38%나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선 엔데믹 전환에도 매출이 줄어든 건 큰 비중을 차지했던 따이공들의 이탈 여파가 직접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중국 단체관광객(요우커)들의 유입 재개다. 이달 중국 정부는 사드사태로 중단했던 요우커의 한국 입국을 6년5개월 만에 다시 허용했다. 사드 보복 조치 직전 해인 2016년 중국 관광객의 한국 입국은 800만명에 달했다. 국내 면세사업자들이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 과거의 규모 정도만 회복할 수 있다면 따이공의 이탈은 충분히 상쇄될 전망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단체관광 재개로 2016년 수준까지 해외 관광객의 회복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면세점 매출에서 불법적인 따이공 매출 비중이 줄고 합법적인 관광객 매출이 증가한다는 또 다른 의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중국 여행객 유치를 위한 여행사 수수료율은 10~20% 안팎이기 때문에 따이공 수수료율과 비교하면 훨씬 낮다"며 "적극적인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를 통해 수익성 개선은 물론 따이공 이탈로 발생한 매출 공백까지 상쇄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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