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전쟁 2023
삼성전자 vs LG전자 찬바람 둔 치열한 1위 싸움
① 수 십년간 이어온 신경전...'진짜 1위'는 누구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4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핏홈'(좌) LG전자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우) 제품이미지.(출처=각 사)


[딜사이트 이효정 기자] 에어컨 성수기를 맞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전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른 폭염이 예고되며 에어컨 성수기가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됐다. 지난 5월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5월 1~14일 창문형, 이동형, 시스템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40%, 20%씩 늘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은 지난 5월 1~17일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8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를 약 200만~250만 대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약 80~9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 시장을 리딩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에어컨 시장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에어컨 판매 성수기로, 판매고를 올리기 위한 삼성전자·LG전자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이어온 양 사 신경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시장점유율 경쟁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각 사의 에어컨 판매 대수 및 매출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업계는 2000년대까지 LG전자가 에어컨 시장 1위를 오랜 기간 지켜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전자가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하고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어 2016년 '무풍 에어컨'을 출시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연아 효과' 덕에 삼성전자가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무풍 에어컨을 등에 업고 LG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두 자릿수까지 벌렸다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2018~2019년엔 LG전자의 맹추격이 이어진다. 당시 LG전자는 공기청정기능을 탑재한 에어컨 및 사계절 내내 사용이 가능한 냉난방 겸용 에어컨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또 삼성전자가 선보였던 무풍 에어컨에서 곰팡이 이슈가 발생하면서 인기가 주춤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시장 점유율 격차는 한 자릿수 이내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양 사의 신경전은 2020년 각 사의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년 1월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고 2분기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전략을 취한다. 


2020년 1월 15일 신제품 '무풍에어컨'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재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올해 에어컨 시장 수요는 지난해와 유사한 240만대에서 25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올해도 시장 리딩 포지셔닝이 가능할 것 같다"며 에어컨 국내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임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발표 하루 뒤인 1월 16일엔 LG전자의 에어컨 신제품 발표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감구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LG베스트샵, 삼성디지털프라자 같은 각사 유통망뿐 아니라 하이마트 같은 소매점에서도 LG전자가 (삼성전보다) 더 많은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있었던 삼성전자의 시장 리딩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2023년에도 이어진 점유율 경쟁


(자료출처=시장조사기관 Gfk)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힘겨루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에어컨 점유율 48.6%를 기록,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시장점유율 32.5%를 기록했다. 그 외 기타가 18.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이래로 '무풍' 에어컨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고,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전자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통계자료에 자사 에어컨 판매량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자사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LG베스트샵 판매량을 시장조사기관 Gfk에 제공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자사 LG베스트샵 판매량이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에어컨 시장 실제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비슷하게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 에어컨 '진짜 1위'는 누구?


현시점에서 에어컨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는 누구일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사가 '에어컨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라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양 사는 서로 다른 셈법을 가지고 1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두 기업의 에어컨 판매량 및 매출 수치가 상이한 이유는 일괄적인 판매량 집계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온라인 채널은 물론 오프라인 공식직영점 및 가전양판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각 채널에서 판매되는 제품 수량을 통합적으로 산출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에어컨 제품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수치 산출의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도소매점을 통해 판매되는 가정용 에어컨 뿐 아니라 건물 시공시 포함되는 시스템 에어컨, 산업용 에어컨 등 여러 종류의 에어컨이 있어 정확한 판매량을 알 수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판매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매출 및 판매량을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양 사가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가지고 점유율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의견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엇비슷한 에어컨 점유율 양상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현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을 동시에 판매하는 가전제품 판매원들은 양 사의 에어컨 제품 판매량이 비슷한 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에어컨 매출은 실제로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매출 차이가 크지 않아 어느 한쪽을 1위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고객들은 특정 브랜드 제품이기 때문에 구매한다기보다는 이외 여러 요소를 고려하는 양상"이라며 "디자인 선호도, 가격, 패키지 할인혜택 등을 비교해 보고 제품 구매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에어컨 전쟁 2023 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