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스토리]
롯데그룹
하반기 만기도래 차입 1兆…계열사 각자도생
③크레딧 리스크에 투심 위축 우려…등급 강등, 조달비용 상승 불가피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신용등급 강등에 처하면서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달비용 확대가 불가피한 데다 일부 계열사들은 자금조달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 저하가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조달비용 증가는 또다시 그룹의 재무부담을 높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롯데그룹에 돌아오는 차입 만기는 1조91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케미칼이 오는 7월과 9월에 걸쳐 총 28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비롯해 ▲롯데지주(1700억원) ▲롯데물산(1300억원) ▲롯데렌탈(1300억원) ▲롯데컬처웍스(1200억원) ▲롯데건설(1100억원) ▲호텔롯데(1100억원) ▲부산롯데호텔(200억원) ▲롯데GRS(200억원) 등의 만기가 연이어 도래한다.


◆ 롯데 계열사 차입 만기도래, 상당부분 차환 의존 전망


롯데그룹의 재무구조 악화 추세가 뚜렷해진 것을 고려하면 이들 계열사들은 차입 만기도래에 대응해 상당 부분 차환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2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9조7000억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문제는 롯데그룹의 크레딧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공모시장에서 롯데그룹을 향한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이번 연쇄적인 신용등급 강등의 진원지가 된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3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목표치를 세워뒀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주문은 62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공모시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1조원을 조달하면서 일반 회사채 발행액 순위 3위에 올랐던 빅 이슈어(isser)의 체면을 구긴 셈이었다.


롯데그룹 전체로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해 1분기 ▲롯데렌탈 ▲롯데물산 ▲롯데쇼핑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지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호텔롯데 등 9개 계열회사가 공모채 발행에 나서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를 제외하면 모두 개별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정해졌다. 올 초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투자수요가 나타나면서 회사채 발행에 나선 대부분의 기업들이 개별민평 대비 발행금리를 큰 폭 낮췄던 흐름과 대조적이었다.


이는 올 하반기 롯데그룹의 차환 과정도 녹록지 않을 것을 예고한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에 처한 롯데그룹 발행사들의 유통금리가 신규 등급 수준의 금리로 조정됐다"며 "추가적인 크레딧 리스크가 없다면 롯데그룹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볼 수도 있는데,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그룹에 대한 투자심리가 당분간  위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 신용 강등 불확실성 해소, 투자수요 모으기 긍정적


반면 그간 롯데그룹을 옥죄던 신용 강등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우량등급을 뺏긴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을 제외하면 여전히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AA급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크레딧 리스크만 부각되지 않는다면 '부정적' 아웃룩이 붙던 종전보다 투자수요를 모으기 수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달비용 상승은 여전한 부담 요인이다. 순차입금 규모가 1년 사이 9조원 가량 늘어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거듭된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에 더해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의 상당 부분이 지난 2020년 저금리로 조달해 이자율이 2%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차환 과정에서 이자부담은 2~3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되면서 비용이 증가해 롯데그룹뿐 아니라 국내 주요 그룹사의 상환능력이 일시적이겠지만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추세"라면서도 "롯데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등이 모두 부진을 겪고 있어 뚜렷한 캐시카우가 없다는 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내 계열 지원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각 계열사가 어려운 재무여건 속에서 각자도생하면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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