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무배당' 한화솔루션, 현금배당 기지개
주가부진에 주주환원책 고심…공급과잉·판가하락에 목표가 하락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7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제공=한화솔루션)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전략적 무배당' 기조를 3년간 유지하던 한화솔루션이 현금배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지부진한 주가흐름 속에 주가부양을 위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태양광 모듈 공급과잉과 판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올해의 주요 과제로 수익성 방어가 떠오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주주환원정책을 변경하고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보통주 주당 300원, 우선주 35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며, 배당총액은 517억원이다. 


한화솔루션의 마지막 배당은 회계연도 2019년이다. 앞서 2021년 내놓은 중장기 정책은 2025년까지 잉여현금(FCF)의 20%를 배당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실적 개선과 별개로 FCF가 음수(-)를 기록하며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FCF는 기업의 실질 배당가능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태양광 사업에 수조원대 투자를 진행하며, 배당에 사용할 현금이 없었다. 당시 정책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 연결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하고 ▲순이자비용 ▲법인세비용 ▲운전자본증감 ▲설비투자 및 투자자산 취득 등을 빼 FCF를 구한다. 


회사의 설비투자는 ▲2019년 1조1750억원 ▲2020년 8920억원 ▲2021년 8230억원 ▲2022년 9420억원 ▲2023년 2조423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 FCF의 20%와 보통주 기준 주당 300원 중 큰 금액을 배당하는 구조로 중장기 정책을 변경했다. 회사 측은 중장기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성장투자와 단기주주환원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책의 변화는 주주환원 의지로 해석된다. 그간 FCF가 음수라 배당을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적어도 300원의 현금배당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300원의 현금배당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지난해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FCF는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설비 투자를 위해 올해 전년 대비 32% 증가한 3조20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인 만큼 올해도 FCF가 넉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4년 만에 중장기 정책을 변경하고 배당을 실시한 덴 주가부양이 깔려 있다. 2022년 2월 28일 종가는 4만2200원에서 2023년 2월 5만1900원, 올해 2월 22일 2만9300원으로 떨어졌다.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다. 16일 3만3600원에 거래를 마친 주가는 5일 연속 하락했고, 23일은 전 거래일 대비 8.19% 떨어진 2만6900원에 거래됐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과 현금배당 발표에도 생각보다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같은 주가 하락세는 1분기 태양광 사업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증권사들이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 잡은 영향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태양광 모듈 공급과잉과 석유화학 침체로 1분기 적자전환이 점쳐진 까닭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일 한화솔루션을 분석한 증권사 12곳 중 11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루션의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와 태양광 모듈 재고 등을 고려하면 향후 배당에 따른 재무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공급과잉으로 재고가 늘고 판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안식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따라 모듈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도 연내 미국 카터스빌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지 생산·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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