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중간점검
이마트·롯데마트, 엇갈린 수익 예측 왜?
②이마트 후퇴·롯데마트 대폭개선…비용지출 전략서 판가름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1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 이마트 월계점과 롯데마트 양평점. (제공=각 사)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짊어진 양대 축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에 따른 온라인(이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며 장바구니 부담도 커진 까닭이다. 다만 양사의 올해 비용지출 전략에 따라 수익성 측면에서는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매출은 동반 정체될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4개 증권사 전망치를 취합한 결과 올해 이마트의 순매출은 15조5939억원(별도기준)으로 전년 15조4868억원 대비 0.7%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순매출이 전년 5조9048억원보다 1.2% 증가한 5조9773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형마트의 매출 정체는 온라인 시장 확대라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실제 국내 유통산업은 과거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무게 추가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유통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 온라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절반에 육박한 반면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주요 유통채널의 비중은 모두 합해도 48.5% 수준에 불과했다. 온라인채널이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의 매출 성장이 녹록치 않게 된 셈이다. 


나아가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점도 매출 성장을 제약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호주와 캐나다가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긴축기조를 시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소비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올해는 높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부담에 더해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올해 국내 대형마트들이 매출을 늘리기는 녹록하지 않은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출처=KB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취합 평균치)

다만 올해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들의 취합 평균치를 보면 이마트의 올해 영업이익은 2562억원으로 전년 2589억원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536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91%의 영업이익 확대를 전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양사의 비용지출 전략 차이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주요 매장에 대한 대규모 리뉴얼을 감행하며 지출이 커진 탓에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롯데마트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상이한 전략을 쓰고 있어서다.


실제 이마트는 올해에만 10여개에 달하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올해 3월 연수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7월에는 킨텍스점도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점할 예정이다. 이외 국내 거점 8곳 가량이 크고 작은 점포 재단장을 실시한다. 이마트는 이들 점포 리뉴얼에만 올해 총 850억원을 투자예산으로 잡았다. 통상 점포 리뉴얼을 하면 수개월 가량 매장을 폐점하는 등 온전한 영업이 불가능하다. 결국 매출 공백에 투자비용까지 높아지며 수익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가 미래를 내다보고 선제적인 투자를 결정했다면 롯데마트는 극한의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을 택했다. 이 회사는 실적이 악화된 2020년부터 저수익 점포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 한층 슬림화 시켰다. 현재 롯데마트의 총 점포 수는 111개로 3년 동안 12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특히 롯데마트는 작년 11월 롯데슈퍼와의 상품과 구매영역 통합으로 추가적인 비용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업무통합은 중복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며 "국내 기존점의 매출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슈퍼부문과의 상품소싱을 통합하면서 올해 1분기에만 2%포인트 가량 원가율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하반기에도 통합작업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내달 1일 양사의 온라인몰인 롯데마트몰과 롯데슈퍼프레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합친다. 롯데마트몰이 롯데슈퍼프레시를 흡수하는 방식이라 온라인 중복고객 감소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아직 진행 중인 17만개에 달하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상품코드 일원화 작업도 서두를 계획이다. 상품코드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협상력과 구매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롯데마트는 대형식료품 매장과 온라인을 담당하고, 롯데슈퍼는 근거리 생활밀착형 매장으로 특화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비용지출이 큰 이마트 역시 올해 하반기 최대한 수익성을 방어하고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확장형 통합 멤버십 출범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과 SSG닷컴·지마켓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유료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계열사 한 곳에서 멤버십을 가입하면 나머지 계열사에서도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이러한 멤버십 통합은 기존 고객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신규고객 유인의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아울러 선제적으로 착수한 리뉴얼 매장이 속속 다시 개장하면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점포 중에서도 대형매장에 속하는 연수점에 이어 7월 킨텍스점까지 문을 열면 리뉴얼 효과와 함께 영업재개에 따른 매출과 수익 회복이 예상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시장구조적인 여건상 당분간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면서 "비용절감과 상품경쟁력 확대 등 본질에 집중하며 최대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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