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 톺아보기
아셉틱 설비투자 나설까
②5년새 외주가공비 110.6%↑…"장기적 관점에서 자체 설비 구축 검토 중"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08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식품 대표상품인 '하늘보리' 이미지. (출처=웅진식품 홈페이지)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웅진식품이 아셉틱(무균충전시스템) 생산설비 구축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웅진식품의 주력제품 패키징은 외주생산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매출이 커질수록 용역비도 덩달아 커지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다만 아셉틱 설비 구축에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만큼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선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확보가 선제돼야 할 것으로 시장에선 관측 중이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투자 이후 감가상각까지 고려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웅진식품은 현재 충남 공주에 1개 생산공장만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체공장에서 생산이 어렵거나 아셉틱 기술을 적용되어야 하는 주력 제품의 경우 직접 생산하지 않고 삼양패키징에 외주를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웅진식품의 주력상품인 '하늘보리'와 '자연은 더말린', '이온더핏 제로' 등도 삼양패키징에서 전담해 생산하고 있다.


삼양사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은 동원시스템즈와 함께 국내에 두 군데 밖에 없는 아셉틱 주문자위탁생산(OEM)업체다. 아셉틱은 88~92도에서 멸균한 음료를 급속 냉각해 무균화된 상태로 페트병에 넣는 기술이다. 아셉틱 기술을 적용한 음료는 패키징 이후에도 맛의 변화가 적고 영양소도 대부분 보전된다. 아울러 완전살균으로 상온 유통이 가능하며 유통기한도 길다. 상온의 음료가 주입되는 만큼 폐트병의 두께도 얇아 원가절감과 물류에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웅진식품의 외주가공 비용이 매출 확대와 비례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단 점이다. 최근 5년만 봐도 2018년 141억원에 불과했던 외주가공비용은 작년 297억원으로 110.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웅진식품의 순이익이 100억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상품 패키징 용역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인 셈이다.


웅진식품 외주가공비 변동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시장 일각에선 이에 웅진식품이 외부로 유출되는 비용을 수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아셉틱 설비투자를 통한 자체 생산체제 구축에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다만 걸림돌은 대규모 투자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셉틱 생산설비 1기를 놓기 위해선 설비를 들여놓을 부지 매입과 공장 건축 등까지 포함해 약 1000억원 안팎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현재 자체 음료 생산라인에 아셉틱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 역시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 동아오츠카 등 손에 꼽힐 만큼 적다.


결국 웅진식품이 아셉틱 설비 구축을 위해선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우선돼야 하는데, 이 회사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1123억원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아직은 투자를 단행하기가 버겁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음료기업 입장에서 매출이 커질수록 외주가공보다 자체 생산이 유리해진다"며 "특히 아셉틱 설비는 음료의 맛과 경제적·환경적·물류적 측면을 모두 고려할 때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이미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주류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웅진식품의 매출이 해마다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아셉틱 설비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대규모 투자비용이 드는 만큼 향후 수익 개선을 통한 현금창출력 강화에 집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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