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삼바, 아일리아 특허덤불 벗어날까?
미국 리제네론와 치열한 특허 전쟁..."아직까지 합의 가능성은 낮아"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리제네론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특허덤불을 벗어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 경험이 많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허소송을 통한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일리아 개발사인 리제네론의 반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리제네론은 아일리아의 시장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한 특허전략으로 무수한 특허권을 등록하며 일명 '특허덤불'을 만들고 있다. 특허덤불은 한 제품에 다수의 특허권이 복잡하게 중첩돼 있는 것을 뜻한다. 이는 후발주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오리지널약개발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특허 전략 중 하나다.


실제 리제네론은 물질특허(만료일 미국 2023년 11월·한국 2024년 6월) 외에도 제형(2027년) 및 투여용법(2032년)에 대한 특허 등을 취득한 상태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아일리아 관련 다수의 특허가 계속 등록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리제네론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등의 성적표가 좋지 않다보니 연 12조원에 달하는 아일리아 시장 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고농도 제형 출시를 준비중이며, 아일리아 관련 추가 특허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 전 출원한 특허들인 만큼 해당 특허들이 향후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그만큼 리제네론이 촘촘하게 특허덤불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제네론의 이 같은 특허연장 전략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정면돌파를 시도 중이다. 그동안 양사는 다른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물질특허 만료일 직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한 뒤 나머지 특허 장벽 회피 또는 무효화를 추진해온 바 있다. 


리제네론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마일란과 투여 관련 특허인 '338', '069' 특허 무효 소송을 진행했고 작년 11월9일 승소했다. 또한 지난해 1월과 2월 각각 안구 내 투여에 적합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제형에 대한 992 특허와 VEGF 길항체 융합 단백질의 제조방법에 대한 '226' 특허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레제네론은 226 특허에 대한 양사간의 합의로 관련 소송은 일단락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리제네론과 치열한 특허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1월과 3월에 '601', '681' 특허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아일리아 투여요법에 관한 특허다. 국내에서의 특허소송도 치열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에서 2022년 10월과 12월 특허 소송을 제기했고, 리제네론도 여기에 맞서 올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나아가 이들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생산할 수 없도록 회사는 지난 7월20일 아일리아 시밀러 제조.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다른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시밀러 개발사들은 각사의 경험을 통해 각기 다른 무효화, 회피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리제네론이 치밀하게 특허덤불을 만들어놓아 특허회피 전략에 따라 각각 출시되는 시점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밀러 기업과 오리지널 기업간의 특허소송 과정에서 서로 협의를 통해 출시 시점을 조율하기도 하는데, 아직까진 그런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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