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바 톺아보기]
'삼바 따라잡기' 국내 생산시설도 바로 옆
③공장 완공 시기부터 수주성적까지…경쟁사의 짙은 그림자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0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 조감도. (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따라잡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사 간의 라이벌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인력 유출로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생산공장 부지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인근으로 정해진 까닭이다.


시장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발부터 노골적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따라잡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라는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것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의 수장이 나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010년 삼성그룹에 합류해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삼성바이오 품질팀장을 거쳐 DP사업부장을 역임한 '삼성맨' 출신이다. 이후에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임직원들을 잇따라 채용하면서 '삼성 DNA'를 심기 시작했고, 이는 양사 간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30억 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해 건설키로 한 국내 메가플랜트의 예상 부지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로 옆으로 선정했다. 해당 부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부지와의 거리가 수백미터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플랜트 완공 시기를 놓고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공장은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이 직접 참여했으며, 이례적으로 빠른 준공 속도를 보여 시장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준공 중인 5공장 역시 예상 공기는 24개월로 동일 규모의 3공장(18만 리터)보다 약 1년 빠른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롯데건설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사 간의 준공 속도도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도 국내 시공능력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롯데건설과 힘을 합쳐 송도 공장을 짓지 않겠느냐"며 "삼성이 공장 건설에 압도적인 스피드 경쟁력을 보인만큼 롯데 입장에서도 송도 공장 준공 속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탁생산 수주 성적도 직접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단기간 내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노바티스와 연이어 초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금액만 2조3387억원으로 약 반년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남은 하반기에 이어질 수주 실적에 따라 올해 누적 수주금액은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작년부터 다양한 수주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소식을 전해지지 않고 있다. BMS로부터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 규모를 생각하면 대규모의 수주 계약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신뢰가 쌓이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CDMO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생산시설과 인력을 그대로 인수했지만 시장에선 '신규' 플레이어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며 "시설 측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 비해 낙후돼 있는 부분도 수주 경쟁에서 밀리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건립되는 메가플랜트가 완공되고 풀생산이 이뤄지는 시점까지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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