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돋보기
온라인이 뚫지 못하는 무기 둘
④담배·주류, 편의점 절반 매출 담당…온라인에선 금지품목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의점 5만개 시대가 열렸다. 국내 유통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와중에도 편의점만은 꿋꿋이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인 가구 확산이라는 사회구조적인 수혜뿐만 아니라 단순 식료품 판매에서 벗어나 이종업종간 결합 등 멀티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부분 등이 성장을 촉진시키는 동력이다. 대형슈퍼와 할인점 등의 부진 속에 오프라인 유통의 희망으로 떠오른 편의점산업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CU 편의점 내 모바일 주류 예약 구매서비스 'CU BAR'. (제공=BGF리테일)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최근 온라인 유통채널의 득세 속에 편의점이 꺾이지 않고 성장하는 데는 담배와 주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의 경우 담배와 주류판매가 원천적으로 금지됐기 때문에 편의점이 고객유인을 위한 강력한 무기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시장에선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앞다퉈 주류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국내 유통산업은 과거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무게 추가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유통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 온라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절반에 육박한 반면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주요 유통채널의 비중은 모두 합해도 48.5%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편의점시장은 연평균 5~10% 안팎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작년 국내 편의점 4사(GS리테일·BGF리테일·코리아세븐·이마트24)의 매출액 합계만 봐도 22조9299억원(편의점부문)으로 전년 20조1692억원 대비 13.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편의점이 이처럼 고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온라인채널이 가지지 못한 담배와 주류로 고객유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쇼핑몰은 법적으로 주류와 담배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품목이다. 주류의 경우 전통주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위탁판매가 아닌 양조업체로만 기준이 제한된다. 이를 어길 경우 서비스 이용이 중지됨은 물론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편의점들은 온라인채널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근거리 오프라인 매장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담배와 주류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통상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주류는 10~15% 안팎이다. 이 두 품목만 더해도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담배의 경우 2015년 값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일괄인상 된 이후 편의점 규모 확대에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담배의 마진율 자체는 제품별로 7~10% 안팎으로 낮지만 상품단가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매출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에는 8년 만에 다시 한번 가격 인상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주관으로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6회 세계 금연의 날 기념식 및 포럼'에서 담뱃값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인 8000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OECD 38개국 중 한국의 담뱃값은 2020년 기준 다섯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담뱃값 8000원이 현실화된다면 편의점 입장에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연초 외에 전자담배 신규기기의 적극적인 도입 등을 통해 매출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담뱃값 인상의 경우 실현된다면 과거 2015년처럼 외형적인 볼륨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담배와 함께 주류 역시 편의점들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상품군이다. 특히 주류의 경우 평균마진율이 담배보다 3배 이상 높은 30%에 달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술 문화가 확산되며 편의점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최근 편의점 4사는 주류 라인업을 늘리는 동시에 주류 전용 특화 섹션을 구축하는 등 주류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작년 말 주류기획팀을 신설해 기존의 와인과 수제맥주, 위스키 외에 차별화된 주류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볼 개발에 적극 나서며 현재 17종의 하이볼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CU의 BGF리테일도 모바일 주류 예약 구매서비스인 'CU BAR'를 통해 1200여종의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CU BAR는 CU의 자체 커머스앱인 포켓CU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앱에서 예약 구매하면 점포에서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구매 편의성을 높이면서 서비스 시작 첫 해인 2020년보다 현재 5.5배 가량 매출이 성장했다.


세븐일레븐의 모회사인 코리아세븐은 와인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전문 상품기획자(MD)를 주축으로 위스키 오픈런 행사와 이달의 MD추천와인 등 차별화된 프로모션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이마트24도 2019년부터 매장 내 100~200여종의 와인과 위스키 등을 취급하는 주류특화매장을 선보이며 편의점 와인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담배와 주류는 그 자체에 대한 매출도 있지만 타 상품들과 동반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집객효과가 크기 때문에 편의점에서는 필수적인 상품이다"며 "이들 제품과 함께 편의점의 또 다른 강력한 경쟁력은 고객이 가장 쉽게 접근이 가능한 근거리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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