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돋보기
'용호상박' 2强 속 숨가쁜 추격전
①선두경쟁 CU 약진…그룹 힘 싣는 후발주자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7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의점 5만개 시대가 열렸다. 국내 유통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와중에도 편의점만은 꿋꿋이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인 가구 확산이라는 사회구조적인 수혜뿐만 아니라 단순 식료품 판매에서 벗어나 이종업종간 결합 등 멀티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부분 등이 성장을 촉진시키는 동력이다. 대형슈퍼와 할인점 등의 부진 속에 오프라인 유통의 희망으로 떠오른 편의점 산업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제공=편의점 각 사, 딜사이트 편집)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국내 편의점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선두 싸움에선 점포수를 앞세운 CU와 GS25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후발주자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경우 모기업인 롯데와 신세계의 힘이 실리며 무서운 속도로 추격전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시장에선 그간 굳건히 유지됐던 편의점 업계의 양강 구도에 균열이 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시장에 따르면 최근 국내 편의점시장의 선두권 경쟁에서 CU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GS25와 엎치락뒤치락 하며 편의점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CU는 과거 매출과 점포수에서 독보적인 1위였던 GS25를 2020년 처음 따돌린 이후 매출에서도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작년 말 기준 CU의 점포수는 1만6787개로 GS25의 1만6448개보다 339개 앞서 있다. 통상적으로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수는 순위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특히 점포수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는 협상력이 커진다는 점에서 매출과 직결된다. 


실제 CU의 작년 편의점부문 매출액은 7조5778억원으로 GS25의 편의점 매출 7조7800억원을 2000억원 안팎까지 추격했다. 2021년만 해도 양사의 매출액 차이는 4492억원에 달했다. 불과 1년 만에 격차를 절반 이하로 줄인 셈이다. GS25는 그동안 매출 부문에서 편의점 업계 선두자리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지만 작년 CU의 높은 성장률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GS25의 작년 매출 성장률은 7.9%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CU는 12.1%라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CU의 편의점 매출 성장은 신규점포 유입을 위한 집중적인 특화모델 개발이 주효했다. CU는 전담부서인 NCS(New Concept Store)팀을 통해 주류와 금융, 가정간편식(HMR) 등 새로운 점포 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주류의 경우 작년 주류TFT(Task Force Team)를 신설하고 차별화된 주류 개발을 매출로 연결시키고 있다. 나아가 곰표 맥주와 연세우유 크림빵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상품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부분도 눈에 띈다.


반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에만 집중하는 CU와는 달리 슈퍼와 홈쇼핑, 호텔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CU만큼 집중전략 구상에 한계를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GS프레시몰과 어바웃펫 등 온라인쇼핑몰 신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편의점 시장 선두를 놓고 CU와 GS25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매출로는 GS25, 점포수로는 CU가 선두를 차지해왔지만 CU의 집중적인 확장 전략으로 올해는 매출도 CU가 1등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CU와 GS25가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는 동안 후발주자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추격전 역시 볼만하다. 양사는 롯데와 신세계라는 전통적인 유통강자를 모기업으로 각각 두고 있다. 최근 롯데와 신세계는 주력인 대형마트의 성장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 편의점 사업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먼저 롯데그룹은 세븐일레븐을 다시 선두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내부목표를 수립하고 적극적인 사업 혁신을 추진 중이다. 특히 약점으로 평가 받았던 마케팅 강화를 위해 올해 3월 CJ올리브영 출신 김민정 상무를 마케팅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앞서 작년에는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선두기업 추격에 본격적인 불씨를 당겼다. 세븐일레븐은 해당 인수로 미니스톱 점포 2602개를 품에 안으며 2021년 말 1만1173개였던 보유 점포수를 지난해 1만4300개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매출도 4조2779억원에서 5조4540억원으로 27.5% 급증하며 국내 편의점 4사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물론 아직까지 미니스톱 점포의 완전한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는 통합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세븐일레븐은 CU 및 GS25 등 선두기업과 본격 경쟁을 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를 모회사로 둔 이마트24의 경우 아직까지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상위 3개사와 비교하면 점포수와 매출 측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신규고객 유입 확대를 적극 도모할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작년 기준 2조1181억원의 매출과 6365개의 매장을 보유해 편의점업계 4위 자리에 올라있다.


이마트24는 특히 최근 자체 행사에 정용진 부회장이 등장하며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은 올해 3월 이마트24의 첫 상품전시회인 '딜리셔스페스티벌'에 깜짝 참석해 와인과 도시락 등을 맛보며 직접 상품 설명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편의점사업은 국내에서 가장 유망한 유통업종 중 하나"라며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선포하기도 했다.


이마트24의 매출 확대를 위한 중점전략 중 하나는 특화된 하이브리드(유인매장+무인매장) 매장의 사업효율 극대화다. 이를 위해 스마트담배자판기와 인공지능(AI)기반 무인주류판매기 등 다양한 IT기술 접목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편의점산업 특성상 담배와 주류 판매가 전체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걸 고려하면 이러한 전략은 향후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최근 국내 편의점시장 판도를 보면 CU와 GS25, 세븐일레븐이 3강 체제를 구축해가는 가운데 이마트24가 틈새를 공략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형국"이라며 "각사마다 특화전략이 얼마나 시장에 먹히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체 유통업체 매출의 16%를 웃돌며 대형마트 14.5%를 앞섰다. 2021년 대형마트 매출을 처음으로 0.3%포인트 차이로 넘어선 이후 그 격차를 더 키우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역시 국내 편의점시장의 성장률이 5~10% 안팎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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