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범 아세아 회장, 승계 부담도 감내했다
주가상승에 부친 소유 아세아㈜ 지분 취득價 커질 가능성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7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아세아제지가 최근 주주환원 규모 확대를 공언한 것에 대해 재계는 이훈범 회장(사진) 등 아세아그룹 오너일가가 '통큰 결단'을 내렸단 반응 일색이다. 주가 상승 전략이 승계를 앞둔 이 회장 입장에선 악재가 될 수 있음에도 그가 소액주주들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한 까닭이다.


이 회장은 최근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매입·소각 ▲주식분할 등을 담은 아세아제지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했다. 해당 정책은 모두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는 사안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먼저 배당 및 자사주 소각은 각각 직접적인 주주이익 증대, 유통물량 해소를 통한 품절주 효과 및 주당순이익(EPS) 상승을 노릴 수 있다. 아울러 주식분할은 액면가를 낮춰 소액주주들의 투자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거래량 상승에 따른 주가부양 가능성을 키우는 재료다.


시장의 기대는 곧장 주가 반등으로 이어졌다. 주주환원 전략 발표 직후인 지난 13일 아세아제지 종가는 4만100원으로 전일 대비 13.9%나 뛰었다. 같은 날 아세아제지의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 아세아㈜ 주가도 5.25%오른 데 이어 14일 또한 5%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주력회사인 아세아제지의 주주환원 확대가 아세아㈜의 가외수익 증대로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 부분에서 재계의 눈길을 끈 것은 아세아㈜의 주가 상승이 이훈범 회장에겐 일견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단 점이다.


아세아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 2·3세→지주사 아세아㈜→자회사 아세아제지·아세아시멘트→한라시멘트 등 손자회사로 이어진다. 아세아㈜를 지배하는 이가 그룹을 장악하는 셈인데, 이 회장이 보유한 아세아㈜ 지분은 13.74%에 불과해 부친인 이병무 명예회장의 지분(11.44%)를 승계 받아야 할 입장이다. 아세아㈜의 주가가 상승할수록 이훈범 회장이 지출할 증여·상속세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셈이다.


예컨대 이병무 명예회장의 아세아㈜ 보유주식가치는 지난 12일 330억원에서 14일에는 367억원으로 11.3% 뛰었다. 이 금액이 유지될 시 이훈범 회장이 납부할 증여세(30억원 이상 50%세율 적용) 또한 160억원에서 180억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선 추후에도 증여세 추정액이 지속 확대될 여지가 적잖을 것으로도 점치고 있다. 이틀간의 급등세에도 아세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6배에 그칠 정도로 저평가 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재계는 이러한 행보를 두고 이 회장이 일반주주와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본인의 이익을 내려놓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아세아제지 소액주주연대는 배당확대 및 자사주 추가매입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임시주총 등을 열어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사측을 압박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세아제지의 주주환원정책에는 그간 소액주주연대가 요구한 웬만한 사항들이 모두 포함됐다"며 "승계만 생각하면 이훈범 회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건들인 만큼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이 회장이 주주연대와의 전면전은 회피함과 동시에 저평가 탈피를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시장으로부터도 호평을 받게 된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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