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 자사주 매입 속도내는 이유
올해만 총 2750억원 규모 매입…M&A 재원으로 활용 가능성↑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6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셀트리온)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선 가운데 향후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 것 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선 향후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자사주 매입 결정을 잇따라 공개했다. 먼저 셀트리온은 지난 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33만3556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약 50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 2월과 3월, 6월에 이어 네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지난달 30일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은 영업일 기준 6일 만에 완료한 바 있으며 이번 매입 역시 빠른 시일 내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이번에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올해만 총 130만5376주, 약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도 총 155만5883주(253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그룹의 주주가치 제고 경영 원칙에 따라 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번에 매입할 자사주는 총 38만주로 취득 예정 금액은 약 25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까지 합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만 총 121만5000주, 약 7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총 130만3854주(85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계속되는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미래성장동력 확보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불안 요소로 인한 회사의 시장가치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해,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향후 M&A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이었다면 일부 물량이라도 '소각'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식 1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진의 주가부양 의지를 나타내는 강력한 주주친화정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사실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목적이라기 보단 경영권 방어 목적 등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며 "실제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크지 않다. 오히려 소각하지 않는 자사주는 잠재적인 매물로 인식돼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그룹 회장이 자사주를 M&A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자는 주주들의 목소리를 알고 있다"면서도 "소각을 통해 주가가 소폭 오르는 것보다 주식 스왑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게 회사에 더 큰 이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셀트리온그룹의 숙원사업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이하 셀트 3형제)' 합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가치 제고와 인수합병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취득 완료 후 1개월 이후에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자사주 취득이 마지막이라면 이르면 8월 중순 이후 합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증권거래법상 자사주는 취득후 6개월이내에는 처분할 수 없어, 의결권 부여를 위한 타 기업에 매각은 불가하다"며 "주가 급락에 따른 주가 관리의 이유도 있겠으나 M&A(합병)에 자사주 거래가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향후 자사주 활용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시장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현재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지금 나오는 이야기들은 그냥 전망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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